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위성호 행장 취임 일성으로 공채제도 변혁 강조
KB국민 등 다른 시중은행들 채용방식도 지각변동?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금융권이 디지털화로 격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형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 은행들은 변화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7일 공식 취임한 신한은행 위성호 은행장도 ‘디지털’과 ‘글로벌’을 주문했다.
위 행장은 이날 임직원들과 가진 행장 취임식에서 ‘우리가 함께 만드는 꿈’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비전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제시됐다. 국내와 글로벌 2가지 방향이다.
국내에서는 업계를 주도하는 ‘초(超) 격차의 리딩뱅크 신한’, 둘째는 글로벌에서 해외 유수 은행들과 어깨 겨누는 ‘World Class Bank 신한’의 꿈을 함께 만들자는 내용이다.
위행장은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상반기 채용시즌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위 행장은 “은행권이 디지털, 글로벌화 되어가면서 기존에 공채방식이 현 흐름과 맞는지 생각해보고 있다"면서 " 경영진들과 논의를 해보겠지만, 변화를 시도해볼 생각이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스펙 중심으로 수백명을 한꺼번에 선발하는 채용 방식이 디지털 시대에 부적합하다는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기존 공채방식의 재검토 의지를 밝힘에 따라 신한은행의 채용 형태는 변화의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신한은행이 공채방식을 변경할 경우 KB국민 등 다른 시중 은행들의 채용방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언론 간담회 일문일답.
‘신한’만의 퀄리티로 ‘초(超)격차 리딩뱅크’ 수성 의지
Q. 취임사에서 ‘초(超) 격차 리딩뱅크’를 언급했다. 리딩뱅크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인가.
A. 디지털 시대는 ‘초격차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선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지는 시대기 때문에 초격차를 만들지 않으면 리딩뱅크 위상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생각했다. ‘수익 성장세가 이어질 것인가’ 하는 것은 업계 자체가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어려워지는 것이 지금 흐름이다.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모든 은행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거스를 수 없는 디지털의 흐름 속에서 먹거리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Q. ‘리딩뱅크’를 수성해 온 신한은행에 초격차를 두겠다고 했는데 2인자의 추격이 거세다.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A. 리딩뱅크의 정의가 ‘순이익이 많아서?’라고 보진 않는다. 신한이 움직이는 시스템,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퀄리티(Quality)의 관점에서 리딩뱅크를 이해해야 한다. ‘초격차’의 의미도 마찬가지다.
Q. 신한카드에서 빅데이터 경영능력 인정받았는데, 은행에 어떻게 접목할 생각인가.
A. 최근 은행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느꼈다. 고객 영업은 물론이고 인사 그리고 관리파트에서조차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올려야겠다는 니즈가 강하다. 전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될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조직과 인력을 확보할 생각이다.
Q. 한동우 신한 회장의 조언은 없었나.
A. 은행 경영에서 대선배인 만큼 ‘조직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직원이 모두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사 정책을 써야 한다’는 말씀을 중점적으로 해주셨다. 그 외 경영의 구체적인 전략 등은 이미 상당 부분 한 회장과 (각 자회사) 사장들이 교감돼 있다.
글로벌 시장 수익 모델 만들어 수익 비중 20%까지 올릴 것
Q. 신한은행이 해외진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향후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A. 조 회장님이 글로벌 업적을 많이 쌓아놓았기 때문에 이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성공모델을 만드느냐’가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일본 등처럼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을 더 만들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미국 등 법인에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큰 그림이다.
아울러 좋은 현지 매물이 있다면 M&A할 것이고, 현지시장의 규제나 장벽 때문에 경영권 확보가 어렵다면 일정 지분을 투자해서 배당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을 써볼 생각이다. 2020년 안에 글로벌 수익 비중을 20%까지(현재 약 12%) 올리는 것이 목표다.
Q. 중국 사드배치 등으로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여신리스크 관리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A. 중국 진출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경제적 요소가 아닌 ‘경제 외적 변수’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회사가 어려워졌다면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봐야겠지만, 지금은 경제 외적인 요소인 만큼 은행도 도와줄 부분이 있을지 고민해야 된다.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상반기 채용 방식 변화 고심
Q. 디지털 부문과 관련한 전략은?
A. 디지털은 근본적으로 보겠다. 간편결제를 중심으로 핀테크가 본격화 된 카드사와는 달리, 은행은 입금·지급·송금·환전 등 다양한 부수업무를 기반으로 플랫폼화(化) 되고 있는 것 같다. 플랫폼은 은행 혼자 하기 어렵기 때문에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반드시 연결돼야 한다. 외부와 함께 투자해 과실도 함께 취할 것이다.
Q. 상반기 채용시즌인데 채용계획은 어떻게 되나. 신입채용 요건에서 취임 후 달라진 점이 있나.
A. 아직 채용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유사 스펙 인재를 수백 명씩 뽑는 방법에 의문이 든다. 글로벌, 디지털시대에 그런 채용정책이 유의미 할지에 대해 경영진들과 고민해나갈 것이고 변화를 시도해볼 생각이다.
Q. 조 회장이 도입했던 ‘유연근무제’에 대해 향후 계획은.
A. 직원들의 행복 관점에서 보면 유연 스마트근무제는 직원들이 좀 더 부담없이 쓸 수 있게 발전시켜갈 예정이다. 그런 차원에서 휴가 일수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휴가뿐 아니라 근무 시스템 자체도 탄력성 있게 하면 직원과 행복과 연관돼 있다. 직원에게 제도가 도움이 되고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활성화에 힘쓸 것,
Q. 마지막으로 일부 시중은행이 도입하고 있는 ‘계좌유지수수료’에 대한 생각은.
A. 해외 은행에 비해 우리나라는 은행 이용 수수료가 정말 싼 것은 맞다. 실제 자동화기기(ATM) 관련 비용도 기기 유지비용 및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면 기존 수수료가 적정 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은행들이 (계좌유지수수료를) 시도하는 것 같다. 이 부분 또한 은행에 4년여 만에 다시 돌아온 만큼 여러 가지를 따져볼 것이다. 수익과 고객 이탈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