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급여 및 복지수준 높아 이직율 낮고 업계 최장수 CEO 이성우 사장 배출
신입사원 적게 뽑고 승진 기회 적어…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높아
‘게보린’ 회사로 익숙한 삼진제약은 기존 언론에 사내 분위기가 좋은 ‘알짜기업’이라고 익히 알려져 있다.
평균 근속연수 9.8년으로 업계에서 3위에 뽑힐 정도이며, 평균 연봉 역시 업계 5위 안에 들 정도로 매출 2000억 원대의 중견 제약사치고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삼진제약의 이성우(72) 사장 역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워 6번 연임에 성공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삼진제약은 그만두는 직원의 수가 적다. 다시 말해 그만큼 인력 손실이 적은 편이다. ‘내부자’가 호평하는 만큼, 삼진제약이 ‘좋은 회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훈훈함은 양날의 칼을 품고 있다.
업계 상위권의 연봉과 복리후생, 근무하기 좋은 사내 분위기 등으로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길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신입사원 비율이 낮아 인사 적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삼진제약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상위제약사들의 인원구성이 다이아몬드 형으로 중간에 많은 인원이 몰려있어 인사적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CEO의 장수가 인사적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제약업계에서 60~70대 CEO들이 경영권을 놓지 않아 능력 있는 임원들이 정년퇴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 내의 지적이다.
삼진제약 역시 이성우 사장이 2001년 9월 첫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6번 연속 수성에 성공함으로써 제약업계 대표적 장수 CEO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삼진제약 직원들의 기업평가를 보면 역시 승진 기회 및 가능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삼진제약은 여성 직원이 느끼는 ‘유리천장’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직원의 승진이 같은 학력의 남성 보다 평균적으로 2년 정도 늦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입사 호봉과 진급의 속도, 급여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존재했다. 실제로 약사 출신이 아니면서 경영진의 친인척이 아닌 주임 이상 직급의 여자는 극히 드물다. 또한 아직 보수적인 사내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다니기 힘든 회사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높은 이유는 ‘돈’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진은 중견기업 치고는 들어가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높은 초봉과 상여금이 높아 회사에서 발을 빼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