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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금요일 ‘4시 퇴근’, 황교안의 대선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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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나
입력 : 2017.02.24 10:28 ㅣ 수정 : 2017.02.24 10:31

▲ 정부가 금요일 월 1회 금요일 4시 조기 퇴근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제도를 시행한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퇴근하고 있는 시민들 ⓒ뉴시스


오후4시 퇴근하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도입

직장인들 “그시간에 나갈 수도 없고 돈도  없다”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 직장인 A씨는 금요일 오후 3시 퇴근 준비를 시작한다. 4시면 퇴근하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면서 A씨의 금요일 생활이 크게 달라졌다. 주말까지 활용해 짧은 국내여행까지 계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기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쇼핑을 한 후, 저녁 비행기로 제주도를 떠나며 두 시간 빠른 퇴근이 심적 여유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체감 중이다.

#.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는 B씨는 ‘가족과 함께 하는 날’에 유독 얼굴이 어둡다. 설비 시설을 관리하느라 이번 달 금요일 조기 퇴근 역시 남의 이야기가 되었다. 월-목요일 추가 근무를 하는 중에도 금요일의 조기 퇴근은 아무도 보장해주지 못한다.

정부가 소비심리 회복방안으로 월 1회 ‘가족과 함께 하는 날’을 시행한다. 월~목 30분씩 늦게 퇴근하고 금요일에는 두 시간 앞당겨 오후 4시에 퇴근하는 방식이다. 이는 일본이 이달 24일부터 시행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매달 마지막 금요일은 오후 3시간에 퇴근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정부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에서 내수 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비·민생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회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했다. 얼어붙은 중산층 이상의 소비 심리를 띄우고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을 강화해 나빠진 분배 구조도 뒤늦게 손보겠다는 것이다.

민간소비는 지난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엔 1.0% 늘었다. 하지만 3분기 0.5%, 4분기 0.2%로 둔화됐다.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1월 기준 93.3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민간부문의 촉진을 위해 여러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일가정양립우수기업 인증 때 한 요소로 한다든지, 노사관계 안정 등으로 인센티브 준다든지 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을 단축한 사람들이 쇼핑·외식 등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4월 중에 회원제 골프장에 물리는 개별소비세·재산세 등 각종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방안 등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 소득공제율은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기존 30%에서 40%로 10%포인트 높인다.

하지만 이 제도가 잘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인식도 팽배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금요일 4시 퇴근이 관행으로 돼있는 만큼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는 없다. 다만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퇴근 시간 이후로도 30분, 1시간씩 야근을 수시로 하는 한국 기업 현실에서 권장 사항으로 시행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 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미 단축 근로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 홍보팀의 한 종사자는 “수요일마다 근무 시간을 30분 단축하는 제도가 도입돼 다른 부서는 5시 30분쯤 퇴근하지만, 우리 부서에는 적용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제조업체 같은 경우 24시간 가동되는 공장 설비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6시 퇴근도 힘든 시점에서 금요일 4시 퇴근은 ‘남의 이야기’로 인식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민간 기업이 실제 금요일 조기 퇴근 제도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이 두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경제부총리가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이런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대선 공약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만큼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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