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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내 평판지수 급락, ‘브랜드 위기 관리’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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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입력 : 2017.02.20 12:53 ㅣ 수정 : 2017.02.20 16:08

▲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해리스폴 기업 평판지수 1년 사이 7위→49위로 급락

양대 악재로 인한 삼성전자 브랜드 
중상’ 확인…‘컨틴전시 플랜’(긴급대책) 수립 해야 


(뉴스투데이=김경민 기자) 2017년 삼성 전자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평판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지난해부터 연초에 걸쳐 겪어야 했던 기술적, 정치적 악재가 브랜드 이미지에 중상을 입히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품의 성능 못지 않게 기업 평판이 중장기적 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삼성전자의 수뇌부가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긴급대책)'를 수립해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도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Harris Poll)'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Reputation Quotient)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49위를 기록했다. 해리스폴의 평가 순위는
재작년  3위에서 작년에 7위로 소폭 떨어졌다. 올해에는 무려 42 단계나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80.44점으로 80점 이상에 부여되는 '훌륭(Excellent)' 등급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75.17점에 그쳐 '매우 좋음(Very Good)' 등급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11월26일부터 12월26일까지 미국 소비가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조사한  결과이다. 평가 요소는 기업의 비전과 리더십, 사회적 책임, 호감도, 제품과 서비스, 근무환경, 재무성과 등 6개 항목이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삼성 전자에 대한 해외 평판은 정상급이었다. 작년 6월 삼성전자는 미국의 기업 평판관리 컨설팅 업체인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eputation Institute)가 미국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평판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삼성전자의 평판 추락에는 2가지 악재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7의 발화및 리콜 사태가 꼽힌다. 해리스폴의 보고서에 따르면, 65%가 결함으로 인한 제품 리콜(product recall due to contamination)을 기업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으로 응답하였다.

 실제로 미 연방항공청(FAA)이 작년 9월 발화 문제 등을 이유로 비행기 내에서의 사용을 금지하자 삼성 전자에 대한 해외 여론은 악화되었다. 같은 해 10월 19일 유로뉴스는 ‘삼성의 평판은 갤럭시 노트 7 사고로 인해 타버렸다’(Samsung's reputation burned by Galaxy Note 7 disaster)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하였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삼성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이 주목된다. 이번 조사 시점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는 아니였지만, 의혹의 주체로 부각된 상태였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해리스폴의 설문에서 응답자의 85%가  ‘경영자의 고의적인 부정이나 불법 행위’(intentional wrongdoing or illegal actions by corporate leaders)을 기업평가에 미치는 '가장 큰 위험 요인'(biggest risks) 으로 선택했다. 

이는 리콜이 기업평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 수보다 20% 높은 수치이다. 즉 미국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 7 리콜사태보다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 의혹행위에 더 가중치를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응답자들의 82%가 ‘금융수익을 위한 의도적인 금융정보 오남용’(intentional misuse of financial information for financial gain)도 기업평판을 낮추는 변수로 꼽았다. 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부정의혹 또한 이번 평판지수하락과 연관성이 있다는 추론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비율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왜곡되고, 그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손해를 입었다는 의획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리콜 사태’와 ‘경영자의 불법 행위 의혹’ 중 무엇이 핵심 원인?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20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갤럭시노트 7의 리콜사태가 이번 평판 하락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순실 연루의혹이 직접적인 변수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리스폴의 조사가 공신력있는 자료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물론 ‘결함으로 인한 제품 리콜’보다 '경영자의 고의적인 불법행위'를 기업평가의 위험요소로 보는 것은 삼성전자에 국한된 응답비율이 아니다. 조사 대상 기업 전체에 적용된 수치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실망'이 어떤 요소에 좌우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삼성전자측의 해명처럼 삼성전자의 평판 하락에는 '리콜 사태'가 '경영자의 불법 행위'보다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너이자 최고 경영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작은 위기 징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면서 "해리스폴의 조사를 일과성 해프닝으로 넘기는 것보다는 그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려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실망을 촉발시킨 요인이 리콜 사태인지 아니면 경영자 불법 행위 의혹인지 여부가 미궁속에 빠지는 것 자체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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