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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중국의 인터넷 인기 스타 왕홍 마케팅도 양극화
최근 중국의 인터넷 인기 스타인 ‘왕훙(网红)’의 파급력이 커지며, 기업들이 이를 이용해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제 엄청난 파급력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들이 생겨나자 패션과 뷰티 중소기업 등에서도 왕훙을 통해 중국 시장을 보다 쉽게 진입하려 마케팅 활동을 벌였지만, 일명 ‘불량왕훙’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왕훙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왕훙 관련 산업이 급성장 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왕훙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규모는 10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중국 시장 조사 기관인 애널리스트는 왕훙 경제 규모를 528위안(약 8조 7849억원)으로 추산했다.
유명 왕훙은 팔로어(Fallower) 수가 수백만에서 수천만명이다. 실제 유명한 왕훙이 제품을 자신이 운영하는 방송에 소개하며 순식간에 제품을 완판 시키는 사례들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한국에서도 연일 보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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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장벽으로 고민하는 중소기업 노린 ‘가짜왕훙’ 주의보
최근 왕훙을 통해 중국 진출에 큰 비용을 쓸 수 없어 진입장벽이 높다 생각했던 패션과 뷰티 중소기업들이 팔로워 수를 조작해 영향력이 전혀 없는 ‘가짜왕훙’에게 당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왕훙을 초청해 런칭 행사를 진행한 A 화장품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팔로워 수가 100만명이 넘는 유명한 왕훙이라는 소리를 믿고, 비행기 티켓, 호텔 숙박비, 식사비, 자사의 화장품 세트 50만원 상당과 홍보비 200만원을 지불했다가 홍보 효과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 담당자는 “행사에 초청한 왕훙이 우리 화장품 브랜드를 소개해주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제품을 싹쓸이 해 갈 것이라던 왕훙의 한국대행사를 믿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왕훙 한국대행사에 항의 했지만, 제품이 별로라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초청했던 왕훙은 실제 팔오워 수가 100만이었지만, 대부분 돈을 주고 구매한 유령팔로워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고 다시 연락 했지만, 지난달 그 왕훙 한국대행사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황당했다”고 주장했다.
SNS가 인기를 끌면서 자신을 팔로워 하는 사람들의 수를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자 돈을 주면 팔로워를 늘려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업체에서는 팔로워 1000명 늘리는데 몇 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가짜왕훙도 그렇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SNS의 유명인 이라고 협찬을 해주고 전혀 홍보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팔로워 수는 몇 만명인데, 좋아요 수나 댓글 수가 적은 경우 대부분 팔로워 구매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엔 좋아요의 숫자나 댓글을 달아주는 시스템까지 생겨나 가짜 SNS유명인을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에서는 연예인에게 홍보하기엔 비용의 부담이 커 SNS유명인을 통해 홍보 활동을 해왔는데, 하도 사기가 많아서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왕훙 마케팅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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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은 왕훙 효과 봤다
K뷰티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취재 결과 왕훙 관련 행사를 대대적으로 한 적은 없지만, 행사를 진행 했을 때 기대했던 정도의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12월 뷰티 유튜버와 중국의 뷰티 크리에에터 20명과 함께 ‘뷰티위크2016’을 개최했다. 당시 개최한 ‘뷰티 배틀’ 쇼는 양국의 디지털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 V앱과 메이파이를 통해 생중계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왕훙과 생각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가짜왕훙과 같은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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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 건강의 경우 지난해 9월 자사의 브랜드 ‘숨37’ 론칭 9주년을 맞아 9명의 왕훙을 초청해 ‘무빙뷰티쇼 999’를 진행했다.
당시 초청된 왕훙들은 개인 SNS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으로 숨37의 제품과 행사 내용을 중계했으며, 중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과 ‘타오바오’를 통해서도 행사 내용이 실시간 중계했다.
LG생활 건강 측은 “LG생활건강은 가짜왕훙으로 피해를 본 사실이 없으며, 작년 9월 숨37 행사에서 중국 영상 기반 SNS 채널인 메이파이에서 실시간 방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