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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타사 의약품 온라인 판매로 기존 도매업자와 갈등
보령제약, 자사 온라인 쇼핑몰 팜스트리트에 도매업자 입점 시켜 활로 제공
도매업체를 통했던 제약업계 의약품 판매 관행이 최근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의약품 쇼핑몰 등과 같이 시중 약국의 약사들이 이용 가능한 온라인 도매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제약사-도매상-약국-소비자’로 이어졌던 의약품 유통구조를 ‘제약사-약국-소비자’ 단축시켜 유통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제약사들의 전략이 엿보인다.
특히 최근 자본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이 온라인 의약품 판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2009년 대웅제약의 ‘더샵’이 오픈했고 2012년의 한미약품 ‘HMP몰’ 이후로 최근 보령제약의 ‘팜스트리트’와 일동제약의 ‘일동 샵’도 온라인 판매에 돌입했다. 더샵과 HMP몰은 오픈 마켓 형태로 운영 중이며 보령제약과 일동 제약 역시 자사 제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는 중이다.
제약사들이 온라인 의약품 유통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비용 절감 문제다. 자사의 온라인 유통 사업으로 도매상을 거치지 않으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유통의 특성상,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도매업계에서 관행처럼 행해졌던 미수금 문제가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의약품 온라인 몰은 의약품 도매업체들과의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매업체의 시장이 사라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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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의 ‘팜스트리트’는 이러한 의약품 유통 시장 구조의 변화에 올라타면서도 동시에 도매업체들과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기존 보령수앤수에서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을 팜스트리트라는 이름으로 변경한 뒤 지난 1월 2일 공식적으로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운영하는 팜스트리트는 의약품과 함께 건강 기능 식품, 기능성 화장품, 의료기기 등을 판매한다.
보령제약이 기존 도매업체들과의 갈등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팜스트리트가 기존 도매업체들이 입점해 의약품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 형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11번가, G마켓처럼 도매업체들이 팜스트리트에 입점해 판매를 하는 형태기 때문에 도매업체들의 반발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고 앞으로도 갈등이 있을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라고 답했다. 현재 팜스트리트에 입점한 도매업체는 16개이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온라인 사업이 많이 진행 되어왔고 제약업계에서도 자연스레 사회적 트렌드 반열에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통 시장의 경로가 바뀌는 추세에서 도매업체도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도매업체들과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한국 의약품 유통 협회는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온라인팜의 의약품 도매업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온라인팜이 한미약품 제품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판매하고 약국을 상대로 자체 영업 활동을 벌여 기존 업계의 상권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온라인팜은 한미약품 제품만 취급하기로 결정하고 자체 영업 활동을 중단함으로써 논란을 무마시켰다. 대웅제약의 더샵 역시 2012년 의약품 유통 업체의 반발로 자사의 제품만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