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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자금,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증액
"대우조선 올 2분기에 가시적 성과 낼 것" 전망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KDB산업은행이 정책금융 자금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난 62조5000억원을 공급하고 국내 금융과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글로벌 부문 강화에 나선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유동성 위기인 대우조선해양에 자율 협약 체결이 임박했단 소문에 대해 “올해 2분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6년 실적 및 2017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올해 정책금융 기대 역할을 수행할 4대 추진전략으로는 경제 재도약의 금융엔진, 글로벌KDB, 자본시장의 강자·변화와 혁신의 KDB 등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자금 공급 규모도 1조5000억원 늘려 총 62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신 성장분야와 중소기업 지원규모를 지난해보다 각각 1조 원, 3조 원씩 확대해 총 20조원과 29조원을 공급할 계획으로 밝혔다.
신산업육성과 연계한 신정책금융 지원 방안 연구를 수행할 독립본부인 KDB미래전략연구소도 신설된다.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산업은행은 철강, 석유화학 등 과잉공급업종 기업의 사업재편 지원을 위해 사업경쟁력강화 지원자금을 운용할 방침이다. 또한 한국선박해양을 설립하고 24억달러 규모의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조선·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워크아웃과 회생절차의 장점을 결합한 프리패키지 플랜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Q. 취임 1년 힘들었을 텐데, 감회는 어떤가.
A. 솔직하게 얘기하면 조금 질렸다. 많은 사람들이 정책금융도 모르는 사람이 거기 왜 가냐고 했지만, 정책금융이라고 대단히 특별한 건 아니다고 본다. 이번에 공공기관 지정 때도 논쟁 있었는데, 자꾸 산은의 방만함을 얘기하는데 이건 잘못된 것이다. 산은의 잘못도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하나에 약 5조를 밀어 넣을 정도로 잘못하진 않았다. 이보다 더 큰 잘못은 민영화 하겠다, 말겠다하는 것인데 시행착오라고 본다.
Q. 대우건설 제대로 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지금 주가가 5200원 정도 되는데 주가가 조금 올라가야 대우건설 사겠다는 곳이 몇 곳 있을 것이다. 지금 싼값에 사려고들 하는데, 우리 기준으로는 1만3000원 정도로 손실이 크게 날 수 있는데, 명백한 손실을 보고 팔기는 힘들다. 산은캐피탈도 가격을 너무 낮게 받고 해서, 국가 자산을 그렇게 관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Q. 올해 대우조선해양 만기가 돌아오는데 회사채만 9400억 원에 달한다.
A.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인지 관계 당국과 고심하고 있다. 기일이 도래하기 전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타 채권자의 손실분담 처럼) 누군가에게 어떤 부담을 지우는 것이 시장에 혼란이 될 수 있다.
Q.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 등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텐데, 그때는 누가 결정을 하나?
A.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3월까지 상장에 필요한 요건은 다 갖추도록 하고 있다. 정부나 산은보다는 국회의 생각도 중요하다. 다만 원칙은 확실하다. 국민 혈세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이 1년만 더 견뎌 준다면 올해 남은 114척을 정상적으로 선주에게 전달해 23조40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
Q. 대우건설 감사가 보수적이었단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대우건설이나 산은이나 다 마찬가지이다. 속이고 위장하지 말아야하며 적당히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대우건설은 억울할 수 있다. 회계법인이 해외도 다 둘러보게 했었다.
Q. 한진해운 관련해서 산업은행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
A. 당시나 지금이나 혈세를 마구 투입할 수 없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중요한 결심은 세월이 지난 뒤 제대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Q. 금호타이어 매각 건에 대해서는.
A. 3월 중에는 윤곽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