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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우리·신한은행 등 금융권, ‘이공계’ 출신 우대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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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입력 : 2017.02.06 16:54 ㅣ 수정 : 2017.02.10 17:15

▲ 최근 비대면 금융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인문·상경계열에 집중된 은행권 채용이 이공계에도 채용 기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기존 영업점 창구 직원 취업에는 인문 및 상공계가 여전히 유리

새로운 영역인 ‘비대면 금융’관련 취업은 이공계가 압도적 우세


‘비대면 금융’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 취업 전선에서 ‘이공계’가 ‘인문 및 상경계’ 전공자보다 유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이 분석은 진실일까? 대부분 은행관계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오해도 있지만 결국은 진실”이라고 대답한다.

우선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를 담당하는 인력 충원에서 ‘이공계 출신’이 우대를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선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은 여전히 ‘인문 및 상경계’ 출신이 주류이다. 이공계 전공자들은 창구 업무에 관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영업점 직원 신규 채용에서 이공계 전공자가 유리해졌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새로운 영역’의 취업에서는 이공계가 유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우리·신한·IBK 등, 비대면 금융 강화 위해 부서 신설하고 IT 전공자 모집

점포를 줄이고 대신에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은행의 전략은 채용방식에 급격한 변화를 낳고 있다. 비대면 금융 기술력 확보를 위해 이공계 채용을 늘리고 있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물론 이제 막 시작단계인 만큼 인문·상경계열 비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그 추세는 확실하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일반직원’과 ‘IT직원’ 전형을 분리해 채용하고 있다. 비율로는 IT직원이 약 15%로 일반직원에 비해 적은 비율이지만, 독립적인 전형을 신설해 모집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도 보안업체 안랩 연구원과 게임업체 넥슨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경력자를 채용한 바 있다. 앞서 2015년 하반기 공채에서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2년 근무한 프로그래머를 뽑았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공채에서 200명 중 30% 정도를 이공계 출신으로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도 하반기 공채(150명)에서 이공계(자연과학) 출신으로 10% 가량 선발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공채에서 ‘일반전형 000명’, ‘IT/정보보호 분야 00명’으로 전형을 나뉘어 진행했다. 과거 상경계열로 꽉잡은 입행이 이공계열 전공자에게도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금융권 보안 등을 위해 관련 기술자 소수를 이공계열에서 모집하기도 했지만, 최근은 핀테크 분야 강화를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상당한 규모로 채용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은  IT전문 인력을 배치할 핀테크 관련 부서도 지난해에 신설하는 추세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기존에 있던 스마트금융부에서 지난해 ‘플랫폼 사업부’를 따로 분리했다. 플랫폼사업부는 모바일의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이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금융 추진 조직도 신설되는 중이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추진팀’이 새로 생기는 것이다. 기술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금융센터 내에 평가팀을 3개 팀으로 확대하고 관련 전문인력의 신규 채용도 대폭 늘렸다.
 
신한은행도 올해 디지털 대응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략본부, Sunny Bank 사업본부, 디지털 금융본부 및 스마트폰 센터를 신설했다. 현재 부서별 직원 수는 각각 24, 23, 10, 13명으로 총 70명이 배치되어 있다.
 
KB국민은행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마케팅부와 스마트채널지원유닛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디지털뱅킹그룹 내 사업부를 본부로 재편했다. 또, 처음에는 팀 단위로 운영됐던 모바일플랫폼 조직을 ‘써니뱅크사업본부’로 격상했다.
 
IBK기업은행은 새로 부임한 김도진 행장이 나서 올해 첫 조직개편에서 ‘미래채널 그룹’을 신설했다. 여기에서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주 내에 디지털금융단을 신설했고, NH농협은행에는 디지털뱅킹본부, 핀테크사업부, 빅데이터전략단을 새로 만들어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IT와 접목된 상품을 만들 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만드는 것이 외주가 아닌 은행의 자체 기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제 은행은 IT기술이 있어야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IT관련 경력자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 시대의 수익성 제고 위한 일선 점포 감축은 인문계 전공자에게 직격탄
 
은행들이 저성장·저금리가 수년간 이어지는 탓에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일선 영업점을 줄이는 것은 인문 및 상경계 전공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우는 금융기관 취업 기회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핀테크 금융기술 발달로 과거처럼 많은 영업점 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된 영향도 가세하고 있다. 핀테크가 이공계 전공자의 새로운 일자리 기회로 부상하는 반면에 인문계 전공자들에게는 ‘고용절벽’ 시대의 도래를 알려주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에서만 점포수가 177곳이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진 점포 수는 전년인 2015년에 견줘 3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5년에는 2014년 말에 비해 58곳이 줄었다.
 
특히 지난해 사라진 점포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5곳 중 4곳이었다. 모바일 사용 빈도수가 높은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에 따라 은행원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위기 후 지난 2010년 12월 13만3000명선까지 줄었던 국내 은행원은 2012년 말 13만7000명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다시 감소세로 전환해 작년 상반기 말에는 13만2000명까지 감소했다.


현재 은행 창구 업무 95%는 모바일로 가능해져…‘인문계 은행원 시대’의 종말?
 
그렇다면 비대면 금융은 어느 정도까지 수준이고 향후 확대 가능성은 얼마나 높을까. 이와 관련해 소비자와의 소통능력을 기반으로 장점을 가진 인문계 출신 은행원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김미나(26)씨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한지 1년이 넘었다. 3년 전 인턴때는 카드 발급을 받을려고 점심 시간을 틈 타 영업점을 다녀와야 했었다. 거리도 그렇고 업무 특성상 점심시간이 짧다보니 점심을 포기하고 은행업무를 보러 다녀야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입출금은 기본적으로으로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이외 소액 대출이나 카드 재발급 등과 같은 대부분 업무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져 매우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별로 어떤 기능이 더 잘 되어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비대면 수준은 은행 창구가 수행하는 업무의 95%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상속 업무와 같이 대면이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머지 않아 99%까지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의 ‘유어스마트 라운지’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손바닥 정맥 인증방식인 바이오 인증서비스를 이용한 ‘유어스마트라운지’는 은행원 없이도 바이오 인증방식으로 통장개설과 체크카드 신규발급 등 107개의 업무가 가능하다. 107개 업무는 영업점 창구의 95%를 차지한다.
 
최근 여러 은행앱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소화하고 있다. 카드 발급 및 재발금, 입출금은 기본이며 발급시 고객 소비 맞춤형으로 카드 선택을 할 수있도록 모바일 상담과 비대면 부동산 대출 상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T와 접목한 금융서비스는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간 창구 업무는 시간, 공간적 제약이 컸는데 모바일은 이런 제약을 없애고 더 다양한 업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 개발력이 중요하고 향후 시장 선점에 있어 기술력은 큰 영향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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