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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슬픈 자화상’…사행산업 나홀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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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입력 : 2017.01.24 11:08 ㅣ 수정 : 2017.01.24 11:08

▲ 지난해 로또복권이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불황에도 사행산업만이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스레 번호를 적는 한 서민의 손에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로또복권, 경마 등 사행산업 매출 20조 돌파

불황 길어지면서 소액 활용한 한방심리 팽배


불황이 길어지면서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복권매출이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카지노와 경마, 경륜 등 다른 사행성 산업도 덩달아 매출이 증가해 불황에 따른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명 중 1명꼴로 복권 구매경험 = 24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복권 인식을 조사한 결과 복권을 한 번이라도 산 적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55.9%였다. 전체 성인 국민 4100만명 가운데 총 2300만명이 횟수에 상관없이 복권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계산이다.

소득별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복권구매 경험이 더 많았다. 월평균 가구소득 400만원 이상인 응답자는 52.1%가 복권을 구매한 적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그 뒤를 이어 300만∼399만원(24.1%), 200만∼299만원(13.5%), 199만원 이하(10.2%)의 순으로 복권구매 경험이 높아 소득이 높은 계층이 복권 구매를 더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복권 구입 의향과 관련해서는 '구매의사가 있다'가 65.7%로 3년 연속(2014년 58.7%, 2015년 62.3%, 작년 65.7%) 증가세였다.

실제로 복권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은 3조55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로또가 게임 당 1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35억5000여 게임이 팔렸다는 계산이다. 이는 전년보다 9% 많은 수치로 하루 평균 97억 원어치 이상 판매됐다.


◇ 다른 사행사업도 매출 증가 =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 매출은 지난해 1조70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 매출은 2014년 1조4965억 원에서 2015년 1조6337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 매출이 4381억원에 달해 연간으로 따져 처음으로 매출이 1조7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일 매출규모가 가장 큰 경마 역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실에 따르면 마사회 매출은 2015년 7조7322억원으로 수년째 7조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외발매소가 늘면서 매출규모가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마장 현장중계 화면을 보고 베팅하는 장외발매소는 전국 31개소로, 전체 마사회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의원실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10년간 경마 매출액은 72조 8441억 원으로 전체 사행산업 매출액의 41.7%를 차지했다.

전체 사행산업 매출액은 2006년 12조 800억 원, 2010년 17조 3000억 원, 2014년 19조 80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5년에는 20조 5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총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 500원짜리 뽑기방, 술담배도 늘어 슬픈 서민자화상 반영 = 투명 상자 안 기계를 조종해 인형을 뽑는 이른바 뽑기방까지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러 인형 뽑기 기계를 두고 영업하는 ‘뽑기방’ 수는 2015년 21곳에서 지난해 11월 500곳 이상으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로또복권과 뽑기방 등 단순게임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초보자들의 진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경마와 경륜, 카지노 등은 비교적 관련지식이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지만 로또복권처럼 단순한 게임은 별도의 지식이나 요령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황심리를 반영하듯 술과 담배 등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제품판매를 보면 주류판매가 5.9% 늘어 매출을 늘리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집계됐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판매량은 729억 개비로 2015년의 667억 개비 대비 9.3% 증가했다.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의 담배 판매량 853억개비 보다는 낮아 보이지만 담뱃값이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담뱃값 지출액은 오히려 2014년보다 더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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