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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불경기로 DNA 잃고 ‘실업 태풍’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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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슬
입력 : 2017.01.23 14:38 ㅣ 수정 : 2017.01.23 14:39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이번 겨울은 지구온난화로 엄청난 한파가 몰아칠 거라는 소리가 있어서 고가의 패딩이나 알파카코트가 엄청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하고 보온성을 앞세운 제품들을 만들었는데, 결국 엄청난 재고로 남았다. 평소 ‘노세일’브랜드라 불리던 브랜드들도 패밀리세일 이라며 최대 7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패션브랜드 홍보팀 과장 A씨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6 패션업계는 불경기에 몸살을 앓았다. 잘나가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잇달아 철수 했으며, 겨울 고온현상으로 큰 마진을 볼 수 있던 겨울 아웃터들의 판매율이 저조했다.
 
패션업계에 불어오는 한파로 인해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직업을 잃거나 바꾸고 있다. 
  
 
▲ 백화점에서 겨울 의류를 세일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2017년 신상품, 봄이 오지 않았는데 벌써 세일?
 
패션업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기는 계절이 바뀔 때이다.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가 찾아오면 새로운 옷을 구매하기 때문인데, 2017년도 봄은 이전의 봄과 다르다.
 
22일 주말 백화점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엄청난 할인 폭에 판매되고 있었다. 2017년 겨울 출시된 대부분 패딩과 다운재킷의 가격 태그는 50만원대였지만, 가격 라벨이 하나 더 붙여 있었는데 그 가격이 20만원대 초반이었다. 이월상품을 할인판매 중이라 설명했는데, 최대 할인율이 60%에 달했다.
 
2017년 봄 신상품 재킷의 경우도 20~30% 중이었다. 점원은 이번 봄 신상품도 함께 할인판매중이라고 했는데, 할인되는 제품 중 매장에 당일 들어온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복 매장 점원 B씨는 “백화점 정찰가는 옛말이 된 것 같다. 고객들은 신상품도 5%이상 세일하지 않으면 구매하려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신상품’이라는 말에 여성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몇 달만 기다리면 세일 할텐데’라 말해 신상품을 판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체들과 패션브랜드들은 예년보다 일찍 시즌오프 세일에 돌입하며 ‘재고 처리’에 나섰다.
 
2015년 말 ‘금강제화’와 ‘휠라코리아’가 아웃도어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최근 네파의 세컨 브랜드인 ‘이젠벅’까지 사업을 접는 등 2017년도 패션 브랜드들은 시장 구조조정을 한창 진행 중이다. 
 
 
▲ 폐간된 패션 잡지 레이디경향, 보그걸, 슈어 표지

추억 속으로 사라진 ‘패션잡지’로 늘어난 실업자
 
“잡지사에서 17년째 에디터 생활을 하다 막상 폐간되니 갈 곳이 없어진 사람들이 많았다. 어린 에디터는 인터넷 신문사에서 패션기자 생활을 했지만, 나처럼 부장이나 차장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 자존심 버리고 다른 곳에서 일 해보려 했는데 쉽지 않더라. 지금은 그냥 항상 함께할 시간이 적었던 두 아들들에게 시간 쏟으며 쉬고 있다” 패션 잡지사에 에디터로 활동했던 B씨는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 후반 전성기를 맞았던 패션 잡지들이 하나씩 하양길에 접어들었으며, 2016년 굵직한 패션잡지들이 폐간했다. 1982년 창간해 34년간 발행되어 온 레이디경향도 지난해 4월에 폐간했으며, 14년간 발행된 보그걸도 폐간했다. 그 뒤를 이어 슈어, 동방유행 등 패션잡지들이 줄줄이 폐간했다. 
 
 
패션 홍보대행사들이 간판 버리고 종합 홍보대행사로 바뀌어
 
“패션은 정말 행사도 없고, 브랜드들이 돈이 너무 없는 게 보인다. 우리 대행사도 패션이 아닌 주류의 홍보를 대행하고 있는데, 처음에 어려움이 많았다. 갑자기 안 해보던 것을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관리하던 기자들의 리스트가 달라서 초반에 애를 먹었다”
 
패션 홍보대행사들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생기기 시작해 2000년대 가장 활성화 되었다. 점점 패션만을 홍보하던 홍보대행사들은 라이프스타일이나 식음료를 함께 홍보하며 패션 홍보대행사가 아닌 종합 홍보대행사로 바뀌기 시작했다.
 
패션 브랜드 자체가 사라지고 있으며, 불경기로 인해 패션 브랜드 본사에서 직접 홍보를 하는 형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 하남스타필드에 입점 해 있는 라이프스타일 샵 [사진=플라스틱아일랜드]

백화점에 패션 브랜드 매장 대신 새로 생겨나는 ‘라이프스타일 샵’
 
백화점에서도 패션 브랜드 매장은 줄고, 최근 식기,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수납용품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샵’을 늘리고 패션 브랜드 매장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디큐브 현대백화점의 경우 새롭게 리뉴얼 하며 지하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 여러곳을 입점 시켰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엔 ‘노세일’을 해도 판매량이 꾸준한 곳이 ‘라이프스타일 샵’인 것 같다. 세일을 해도 패션의 경우는 최대 80~90% 까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라이프스타일 샵은 신상품은 대부분 세일을 하지 않고, 시즌 오프 제품들은 20%정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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