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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파동에 자영업자 비상

치킨·삼계탕집 등 치킨대란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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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입력 : 2017.01.14 17:19 ㅣ 수정 : 2017.01.14 21:33

▲ AI 파동이 달걀 품귀현상에 이어 병아리값까지 인상돼 대표 자영업인 치킨, 삼계탕집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대규모 살처분에도 육계 사육 마릿수 증가하는 기현상, 원인은 ‘조사 시점’
 
전국을 강타한 AI(조류인플루엔자)가 계란대란 이어 치킨, 삼계탕 대란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AI피해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발생 전으로 회복하기까지 5~6개월이 걸릴 것’으로 분석해 관련 업계, 가계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가축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 축산농가의 오리 사육 마릿수는 810만9000마리로 1년 전보다 17%(166만3000마리) 감소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도 7.5%(66만1000마리)가 줄었다.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104만3000마리로 1년 전보다 1.2%(83만4000마리)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할 때는 오히려 1.7%(119만마리) 늘었다.
 
또 식육용인 육계 사육 마릿수는 8783만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597만9000마리(7.3%)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도 14.9%(1천141만1000마리) 증가해 AI소동에도 개체수가 느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렇게 기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조사 시점’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보면 최초 발생부터 이달 10일까지 전체 닭·오리 살처분 마릿수는 2915만마리다. 이 중 2668만2000마리가 작년 12월 1일 이후에 집중돼 이번 통계청 조사 수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김진 통계청 농어업통계과장은 “이번 수치에는 전체 살처분의 10%가량만 반영돼 현재 실제 마릿수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즉, 전체 살처분 양을 반영하면 사육 규모는 훨씬 줄어들고 지금의 달걀 품귀현상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달걀 공급, AI 전으로 복구하려면 최소 5~6개월 소요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대규모 달걀 품귀현상이 AI발생 전으로 되돌리려면 최소 5~6개월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AI 피해가 커지기 전 국내에 산란계(알을 낳는 닭)는 7000여만 마리가 있었지만 전날(12일)까지 2302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는 전체 사육 규모 대비 33%에 이른다.

특히 이 중 알을 낳을 수 있는 닭은 3500만 마리로 나머지는 당장 알을 낳을 수 없는 육성계이다. 육성계는 현재 약 1200만 마리로 이 육성계까지 모두 알을 낳게 될 때까지는 약 5~6개월이 걸릴 것으로 집계했다.
 
농식품부는 이 육성계가 한 달에 200만 마리씩 알을 낳는 산란계가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1200만 마리가 전부 산란계가 되려면 5~6개월 후에야 4700만 마리 모두 달걀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 당장 산란계를 낳을 수 있는 산란종계 20만 마리가 있다. 이 산란종계가 낳는 알이 한 달에 약 140만개이다. 이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가 산란계가 되기까지 또 5개월이 걸린다.
 
적어도 5개월 뒤에야 산란계 4840만 마리 모두가 달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물론 그렇다 해도 AI발생 전 만큼의 산란계 수가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달걀 값이 폭등하기 전에는 5400만 마리의 산란계가 하루 4000만개의 달걀을 생산했다. 5개월 뒤 현재 살아있는 산란계 4840만 마리 모두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상태가 되더라도 560만 마리 정도가 부족하다.
 
정부는 이정도 수준까지만 복구가 되면 더 이상의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식집 서민 반찬 달걀 요리 서비스도 품귀현상
 
대표 영세자영업 치킨·삼계탕집 등 피해 불가피

 
하지만 최소한 5~6개월 시간은 불가피하다. 5~6개월 동안 지금과 같은 달걀 가격인상은 유지될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병아리 가격마저 40%이상 급등해 영세자영업 대표격인 치킨·삼계탕 가게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이 입수한 전남의 한 육계농가가 맺은 병아리 공급계약서를 보면, AI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마리당 350원에 삼계 병아리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지난주엔 43% 오른 500원에 계약한 것이다. 삼계는 육계와 산란계 사이에서 태어나는 닭의 한 종류다.
 
삼계부화장협의회 양승연 회장은 “여름철 삼계탕 수요를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10배에 이르는 병아리를 공급해야 하는데 상당히 힘겨운 실정”이라며 “올해 내내 병아리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닭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병아리 가격 인상의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 몫이다. 하림 등 대기업은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김 의원은 “병아리 값이 오른 부분은 농가에 떠넘기고 닭 값이 오르면 그 이익은 기업이 가져가는 희한한 구조”라며 “하림의 경우 농장에 주는 수수료를 절대평가 방식에서 사육 농가를 등급별로 구분해 임의로 차등 지급하는 상대평가로 전환하면서 수수료 총액까지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일반 음식점에서 달걀 요리는 찾기 힘들어졌다. 특히 달걀은 한식집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친근한 밑반찬이다. 계란말이, 계란찜, 호박전 등으로 조리돼 나오는데 이 또한 달걀 값이 오르다보니 양이 줄거나 리필이 안 되거나 다른 반찬으로 대체하는 분위기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뼈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가게는 서비스 메뉴로 갓 구운 계란말이가 무한으로 제공됐었다. 하지만 AI이후 벽 한 부분에 ‘계란말이 리필 안 됩니다’라고 붙여놨다. 많은 손님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지만 달걀 값이 폭등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또 다른 인근 한 한식점은 주요리에 날달걀을 손님들이 풀어 넣을 수 있도록 상시 식탁위에 바구니 가득 준비해뒀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원수에 맞게 제공됐다. 사장 A씨(40)는 “AI타격 이후로 달걀 값이 폭등했는데 우리 음식점은 달걀을 계속 제공해왔기 때문에 폭등을 이유로 안 내놓을 수 없었다. 기존에는 계란 한 판에 2000원대였지만 지금 8000원대로 거의 4배가 뛰었다. 때문에 1인 1달걀이기 때문에 몇 주 전부터 인원수에 맞춰 나가도록 규칙을 바꿨다. 안정될 때 까진 이렇게 유지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달걀만이 아니다. 치킨집도 AI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병아리 가격이 인상되다보니 식육용 닭인 육계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서울 청량리에서 옛날통닭집을 20년 이상 이어온 김씨(53)는 “장사하면서 숱한 AI 위협을 받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시장에서 저희끼리는 닭 값이 오르면 판매가격을 올려야 하나 의논했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라 몇 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매출이 줄은 편인데 여기서 가격을 올리면 더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다가오는 설날 앞두고 임시 방안으로 최초 산란계 수입
 
설날을 앞두고 가계 시름은 더 크다.
 
때문에 정부는 달걀 값 안정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산란계 복구가 시급하다고 보고 농가들의 수입을 지원하고 있다. 2월까지 산란계를 수입할 경우 검역비와 운송비의 50%를 지원한다. 또 최초로 외국에서 달걀을 수입해 공급할 예정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르면 오는 20일 미국산 계란을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보이게 될 미국산 계란은 기존 거래선인 계림 농장이 미국 아이오와주에 위치한 농장에서 수입한 것으로, 총 100t(특란 150만개) 규모의 물량이다. 국내 검역 절차를 완료하면 ‘하얀계란’(특란 30개)이라는 이름으로 점포에 입고될 예정이다. 판매가는 8990원으로 노마진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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