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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여성 직원, ‘진상’ 고객 탓에 ‘부정맥’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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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입력 : 2016.11.16 17:48 ㅣ 수정 : 2016.11.17 11:51

한국사회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란 힘들다고 합니다. 정시 출퇴근이 어려운 사내 분위기, 고객의 ‘갑질’, 상사의 무리한 지시, 지위를 악용한 성추행, 법이 보장한 휴가 막기 등은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노출돼 있는 위험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과 같은 양적 차원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기업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들 합니다.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도 ‘갑을관계’가 수시도 뒤바뀌면서 상대방에게 횡포를 부리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JOB 관련 뉴스로 특화된 경제 라이프 매체인 뉴스투데이는 ‘독자 마당’을 통해 이런 문제들에 대한 독자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히 본 란에 게재된 내용은 해당 기업 혹은 관공서 등에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당사자가 혹은 해당 기관이 해결책을 제시할 경우 그 내용도 보도하게 됩니다.

 

이 기획의 취지는 ' 좋은 직장 문화' 만들기에 있습니다. 직장인 여러분들의 진솔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가감없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 CGV ‘미소지기’ 용모·복장 기준 ⓒ뉴스투데이DB

 

CJ CGV 직원 김 모씨, “고객 대응 메뉴얼이 ‘진상 고객’ 부추겨” 주장

 

국내 굴지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J CGV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 씨(여성·27)는 ‘진상’ 고객과 CGV의 ‘엄격한 규칙’을 호소해왔다. 

 

특히 김 씨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CGV 측의 안일한 대처가 점점 더 많은 진상 고객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고 밝혔다. 공식화 된 매뉴얼은 아니지만 CGV에서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고객대응 관행’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 관행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 컴플레인이 들어온 경우 알바생은 무전으로 정직원을 부르면 된다. 정직원은 고객에게 사과하고 얘기를 들어 고객의 잘못일 경우 ‘기분나쁘지 않게 상황을 잘 설명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을 설득하라’고 교육받는다.

 

이 경우 대개 아무 것도 주지 않지만, 매우 크게 컴플레인이 걸릴 경우 환불과 함께 영화 무료 발권 혹은 관람권을 준다.

 

둘째, CGV 전체의 잘못 혹은 알바생의 실수일 경우 거듭 사과하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환불조치 후 다른 좌석이나 회차로 무료발권 해준다. 온건한 고객이면 환불하지 않고 교환하는데, 영화를 볼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 사과의 의미로 또 영화관람권을 준다.

 

합리적 고객은 단순 환불조치, ‘진상고객’은 무료 영화티켓 제공

 

김 씨의 생각에 따르면, 이러한 대응 관행은 부작용이 있다.

 

어느 날에는 이미 화가 나있는 상태인 고객이 와서 카드를 얼굴에 던지고, 욕하고, "나를 지금 무시하는 거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던 김 씨가 건장한 남자 매니저를 부르고 나서야 그 고객은 진정됐다. 김 씨는 일련의 상황들을 겪으며 컴플레인을 걸면 영화관람권을 무료로 주는 제도가 오히려 더 ‘진상’ 고객을 양산한다고 판단했다.

 

김 씨에 의하면 온건한 방식으로 항의하는 고객에게는 환불조치만 해주는 게 CGV의 내규이다. 하지만 직원들을 모욕하면서 소동을 벌이는 진상고객은 무료 영화관람권을 주면서 달래도록 돼있다. 이는 ‘진상공화국’을 만드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존 그레샴의 법칙처럼 ‘진상 고객’이 ‘합리적인 고개’보다 우대받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세밀하게 규제하는 CGV 측의 직원 복장 규정은 인권 침해요소 

 

김 씨는 CGV의 엄격한 복장 규정도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하소연했다. CGV는 매표업무 등을 맡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지나치게 단정한 복장과 용모의 준수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특히 규정에 어긋나면 ‘꼬질이’ 벌점을 주거나 마일리지를 차감하는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머리카락 길이가 지정 길이보다 더 길거나, 머리를 왁스로 올리지 않았을 경우 벌점을 받는다. 여성은 피부화장을 해야 하고, 눈화장을 연하게 해야 하고, 빨간색 립스틱을 발라야 하며 머리망을 해야 하고, 정해진 색깔의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구두, 머리망, 스타킹 등 평균 6만원 상당의 물품은 ‘개인’이 전부 구매해야 한다.

 

이러한 근무환경에서 김 씨는 ‘부정맥’에 걸렸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호흡이 힘들어져 산재도 신청하려 했지만 병원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결국 김 씨는 CGV에서 퇴사했다.

 

(정리=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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