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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리와 숱한 의혹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이 주도한 사업에 대해서도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직접 나서 청년희망펀드를 조성해 1호 기부자로 2000만원을 기부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고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거액을 쾌척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기부가 정치권력의 외압에 의한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불똥은 청년희망펀드를 운용하는 청년희망재단에도 튀고 있다. 청년희망재단도 ‘미르·K스포츠재단’처럼 최순실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청년희망재단 박희재 이사장은 15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코멘트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청년희망재단은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서울대 교수 출신인 박희재 이사장은 지난 5월 취임했다. 박 이사장은 재단 설립 초기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청년희망재단 사무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섯 가지 의혹’에 대한 재단 측 답변을 받았다.
① 청년희망펀드 기부금 강제 모금 의혹에 대해.
지난해 9월 15일 국무회의를 통해 조성 확정된 청년희망펀드에는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1호 참여를 시작으로 정계, 재계, 종교계, 문화·체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적극 참여했다.
특히 구두미화원, 휴게소 직원, 소상공인 등도 참여하면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언론에서도 이를 집중보도해 대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같은 해 10월 19일 재단 설립 이전까지는 공익신탁법에 따라 금융기관에 개설된 ‘청년희망펀드’(공익신탁)를 통해 성금이 모아졌고, 재단설립 이후에는 당초 모금의 취지에 따라 기업의 임직원들도 기업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했다.
청년희망펀드는 이름은 펀드지만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공익신탁 형태로 은행에 내는 기부금이다. 대기업 임원들은 기부금품법에 따라 개인 명의로 청년희망재단 기부계좌에 직접 돈을 기부한 것이다.
투명한 기부를 위해 청년희망재단은 기부금 영수증을 발부하고 국세청 신고를 하고 있다. 기부내역은 청년희망재단 홈페이지가 개설된 2015년 10월 28일부터 실시간으로 기부건수와 금액이 공개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2000만원 이상 기부자는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다.
② 1400억원의 기부금을 지닌 재단의 사업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청년희망재단은 청년 일자리 사각지대에 대해 보완·지원하는 것으로 연봉 2400만원 이상 정규직 모집 지향 등 단순 취업자 수만 늘리기 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해 청년들과 매칭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다양한 지원을 통해 4만7342명에게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중 1309명의 취업자를 배출했다. (11월 14일 기준)
특히 국내외 우수 인재양성과정은 6개월 이상 추진되는 과정으로, 보통 과정이 종료되는 시점 이후 취업 성과가 나타난다. 모바일 VR게임 기획자 양성(2016년 4월~2017년 3월), 빅데이터 서비스 기획자 양성(2016년 5월~2016년 12월) 등은 현재 교육중인 과정으로, 사전에 취업할 기업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기업의 숙련 기술인 등이 교육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사업이다.
③ 올해 예산 199억원 중 10월말까지 59억원만 집행된 이유는?
작년 말에 사업계획을 짜 12월 31일에 2016년 사업계획안을 발표했는데, 일단 그중 ‘희망 채움 사업’이라는 사업이 있다.
청년 단체가 청년일자리 관련 아이디어를 홈페이지에 올리면 검토 후 채택해 재단에서 직접 수행하거나 최대 5000만원 이내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른 사업은 보통 1월부터 시작해 성과를 거두고 예산을 지출하지만 이 사업의 경우 꾸준히 아이디어가 올라오고 있으며, 청년 면접 비용, 독일 강소기업 진출, 실리콘 밸리 진출 등 계속 예산이 지출되고 있다.
진행 사업이 다른 사업과는 색깔이 달라 늦게 진행되고 있고, 분기별로 심사받으며 계속 진행 중이다.
예를들어 ‘청년 글로벌 보부상 사업’ 중에서도 해외 부분 지원 예산이 처음에 크게 잡혔는데, 예산 과다책정이라는 지적이 있어 책정된 예산을 축소 조정하여 알뜰히 집행하고 있다.
예산은 안 쓰면 왜 안 쓰냐고 하는데, 국민성금인만큼 최대한 헛되이 쓰지 않도록 검토를 많이 해서 집행하고 있다.
④ 7월 이후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이유는?
올 2월부터 이사회가 총 4차례 개최됐고, 그동안 안건이 없어서 개최하지 않았다.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곧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⑤ 청년희망재단이 미르·K스포츠재단처럼 최순실, 차은택에 의해 주도적으로 설립됐다는 세간에 지적에 대한 입장은.
청년희망재단은 설립부터 기부금 모집, 취업자 현황 등을 보도자료나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운영 협업 기관이 혹시 연계되어 있는지 확인해보았는데 모든 운영 협업 기관이 전혀 무관한 것으로 확인받았다.
⑥ 황철주 초대 이사장이 사임한 것이 최순실 등에 의한 부당한 압력 때문이라는 소문에 대한 입장은. 또 박희재 이사장은 재임 중 최순실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적이 없는지.
황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초대 이사장을 맡고 7개월 동안 임기를 지내다가 본업인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로써 전념하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
박희재 이사장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담당, 서울대학교 교수, SNU프리시전 대표로 산·학·연 분야 두루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해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무관청인 고용노동부장관 승인을 거쳐 취임하게 된 것이다. 의혹과는 전혀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