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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8명은 연차 못 써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직장인 10명 중 8명이 기초 근로복지에 속하는 주어진 연차를 다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외국계 기업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있어 국내 근로 환경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문제가 지적됐다.
7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남녀직장인 1154명에게 ‘연차사용과 유용한 복지제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3%가 ‘매년 연차를 다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체로 다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직장인도 33.6%에 달하며 약 10명 중 8명이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년 연차를 모두 사용한다’는 직장인은 20.1%로 직장인들 사이에도 연휴와 관련된 기본 복지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근무기업현황과 직급별로 차등이 심했다. ‘매년 연차를 모두 사용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임원급이 28.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사원급 23.5%, ▲대리급 18.9% 순으로 많았다.
이에 반해 ‘매년 연차를 다 못 쓴다’는 답변은 차·부장급이 57.0%로 가장 많았다. 과장급도 절반이 넘는 53.3%가 매년 연차를 다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계 기업 직원은 2명중 1명꼴로 연차 완전 사용
이 차이는 외국계기업과 국내기업에도 현저한 차이가 났다. 외국계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가운데 ‘연차를 모두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3.1%로 2명 중 1명은 연차를 다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국내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중에서는 ▲대기업 21.7%, ▲공기업 21.1%, ▲중견기업 18.6%, ▲중소기업 18.7%순으로 외국계 기업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가장 열악한 복지환경에서 근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평균 총 연차 사용율은 49.1%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10개 중 5개 정도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연차 사용률에서도 외국계기업에 근로하는 직장인이 70.6%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어 ▲대기업 55.7%, ▲공기업 49.2%, ▲중견기업 48.1%, ▲중소기업 47.4% 순이었다.
여가가 있는 삶 원하는 직장인들
특히 직장인들은 ‘현재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거나, 도움이 될 것 같은 복지제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연차제도’ 항목에 42.2%의 응답률을 보이며 여가가 있는 삶을 갈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직장인들은 ▲유연근무제나 자율 출퇴근제 등 탄력근무제 36.6%, ▲명절상여금 지원 32.1%, ▲점심식대 지원/제공 31.0%, ▲여름휴가비 지원 19.8%, ▲자녀학비 지원 13.7%, ▲자기계발비 지원 11.4% 등을 꼽았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1년간 80% 이상 출근한 자는 15일의 유급휴가를 받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 아울러 연차를 다 쓰지 못하면 회사가 이를 보상해야 한다. 연차가 보장되어야 마땅하지만 직장인들은 있는 연차마저도 못 쓰고 한해를 넘긴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기업 분위기’일 것이다. 글로벌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세계 24개국 직장인 78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 응답자 67%는 유급휴가를 모두 쓰는 것에 ‘죄의식’까지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유를 상사의 이해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또 일각에서는 유급휴가 미 사용시 수당으로 보상해야되는 기업들이 강제로 유급 사용 명령을 내려 직원들이 ‘떠밀려’ 원치 않는 날에 쉬게 되는 일도 일어나고 있었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마련됐지만 진정한 ‘여가가 있는 삶’이 되려면 올바른 유급 사용 사회 분위기 조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