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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정유라 국제승마연맹 프로필, 정윤회가 박 대통령 보좌관 역할이라고 소개
다수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최순실 씨(60)의 딸 정유라 씨(20)의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에 기재된 프로필에 아버지인 정윤회(61)가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관 역할을 했다고 소개한 사실이 21일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국제승마연맹은 홈페이지에 연맹 소속 선수들의 생년월일과 성적, 말 이름 등을 제공한다. 그 내용 중에서 “정 씨의 아버지 정윤회 씨가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관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출처가 2014년 12월 정윤회 씨와 연관된 현정권의 비선실세 파문을 비판한 한겨레신문의 보도내용이라는 점에서 터무니없는 행태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이라는 본질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실세라는 점만을 부각시킨 관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유라는 이화여대 입학 전에 자신의 SNS에 “돈도 실력이다.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해”라는 글을 올렸다. 그야말로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없는 것들이 불평만 많다는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후에 일부 교수들이 보인 비굴한 행태도 다수 청년들의 가슴을 치게 만들고 있다. 금수저가 아니면 미래가 없다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권력형 비리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의 뻔뻔함에 맞서 당당한 우리 시대의 청년
그러나 이런 비극적 세태에 맞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흙수저의 아름다움과 당당함을 주장한 이화여대생의 발언이 주목되고 있다.
익명의 화연이가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라는 제목으로 쓴 대자보를 통해 권력과 금력은 없지만 노력하는 자신이 당당하다고 담담한 어조로 밝혔다.
그 이대생은 “나 어제도 밤샜다...(중략).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중략)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라면서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건지 나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젠 오히려 고맙다.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라면서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해. 너,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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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자보 전문이다.
“나, 어제도 밤샜다. 전공책과 참고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 노트북으로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때로는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
고학번이어서가 아니야. 새내기 때도 우글 소논문을 쓰느라 미적 레포트를 쓰느라, 디자인 과제를 하고, 법을 외우느라 나는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샜지. 아마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해서 이곳에 들어왔지.) 중앙도서관에서 밤을 샐 때, 내 옆자리가 빈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건지 나는 모르겠다.
이젠 오히려 고맙다.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해. 너,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아마 너는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할 수 없을거라니. 안타깝다.
다시 네게 이런 편지를 쓸 일이 없길 바라. 그럼 이만 줄일게.
2016년 10월, 익명의 화연이가.
우리는 모두에게 공정한 이화를 꿈꾼다. 이화인은 본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