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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로 최근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20~30대의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20~30대의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기존 응시자 대부분이 중년층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0월 실시될 제27회 공인중개사 1·2차 시험 응시자는 약 19만5000명으로 작년에 비해 4만 명 이상 늘어났으며 이 중 20~30대 청년층의 응시 빈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 신청자 수만 작년 대비 각각 57%, 32% 증가한 수치다.
이는 최근 거래량 증가로 인한 부동산 경기 회복세와 함께 1인 기업으로 공인중개사가 유명한 직종으로 손꼽히면서 취업을 앞둔 청년층의 관심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험 응시자 수,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 받아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은 작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응시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크게 좌우된다.
1997년 외환위기로 저점을 찍은 부동산시장은 2000년대 들어 회복을 시작하더니 2002년에는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 수가 처음으로 20만명에 육박했으며 응시생도 15만9천여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IMF 이후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명예퇴직을 시행하면서 이전까지 공고했던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평생 써먹을 수 있는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공인중개사 응시자 비율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상승기로 2003년과 2004년 진행된 14회와 15회 시험도 신청자가 각각 26만1천여명과 23만9천여명에 달했다. 특히 15회 시험은 난이도 조절 실패(합격률 1.47%)로 약 6개월 만에 추가시험(2005년)이 이뤄졌으나 이 추가시험도 13만8천여명이 신청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또한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8년 진행된 제19회 시험은 16만9천여명이 신청했고 이후 신청자는 20회(2009년) 15만5천여명, 21회(2010년)와 22회(2011년) 각각 12만7천여명, 23회(2013년) 11만6천여명 등 꾸준히 감소했다.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개업공인중개사도 8만여명(중개법인 포함)을 넘어서며 중개시장 포화상태가 지속되면서 공인중개사의 메리트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청년층에게 각광받는 1인 기업 공인중개사...시장은 포화상태
작년부터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다시 한번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인중개사 시험은 화려한 부활을 알린 상태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층의 관심이 집중돼 관심을 끈다.
과거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는 대개 40대 이상의 중년층의 응시 빈도가 높아왔다. 정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장점때문에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중년층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또한 공인중개사가 은퇴 이후 노후대책으로 각광받으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비율도 증가했다.
공인중개사 학원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회복세뿐 아니라 제조업이 침체하면서 자신 또는 배우자의 일자리가 불안해진 사람이 늘어난 것도 응시생이 증가한 이유”라면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노후대책이 필요하면서 시간적 여유는 있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청년층에서 공인중개사 시험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전문직 중에서도 자유롭고 나이에 영향 받지 않으면서도 경제성 있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1인 기업으로서 4차 산업시대를 이끌어갈 유망직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 모바일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젊은 세대가 부동산 업종에 뛰어들어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35만명을 넘어가는 등 이미 중개업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청년층의 섣부른 가세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공인중개사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인중개사가 고소득 전문직으로 장래성이 높은 유망직종으로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있는만큼 시험 응시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 이라며 “이미 자격증 보유자가 많은만큼 공인 중개업 시장이 포화 상태로 치닫을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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