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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통신기기 판매회사 ‘스타티어’에서 신규사원 채용을 위해 마작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처럼 마작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출처=마이니치신문]
기존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바꿔가는 회사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지난 21일 일본의 신주쿠역 근처에 있는 마작장을 찾았다. 마작이라는 게임은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설고 도박의 한 종류라고 여겨지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두뇌스포츠로 인정받으며 어느 골목을 가더라도 심심치 않게 마작장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이고 인기가 많다.
한국에서 당구장은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아저씨들이 가득한데 일본에서 마작장이 이와 같다. 어느 동네의 마작장이든 연배가 있는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연신 담배를 피며 마작에 집중하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들른 신주쿠의 마작장은 보통의 마작장과는 달랐다. 바로 회사의 채용평가 자리로서 마작대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복차림의 어려보이는 남녀 지원자들이 사뭇 신중하게 마작에 열중하고 있었다.
최근 일본의 많은 회사들이 이처럼 마작을 사원채용의 방법으로 활용하면서 마작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그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작은 어떻게 채용방법의 수단이 될 수 있었을까?
마작은 중국에서 처음 시작되어 아시아 전체로 퍼져나간 두뇌게임으로 빠른 머리회전과 승부력, 그리고 운이 필요하다. 또한, 한 게임을 치를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승부가 결정되기 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되어 상당한 정신적 피로를 동반한다. 일본회사들은 바로 이 점을 신입사원의 평가요소로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작대회를 주최한 스타티어의 인사부장 하시모토 히로카즈(橋本 浩和) “마작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승부감과 결단력뿐만 아니라 운도 필요합니다. 이는 비즈니스맨에게 요구되는 능력과 같습니다. 또한, 장시간 같은 테이블에서 게임을 하며 대화를 함으로써 지원자의 인간성까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라고 개최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지원자만 마작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측에서 마작을 좋아하는 사원 7명과 프로 마작기사 3명이 같이 참가하여 지원자들과 어우러져 함께 마작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날 마작대회에 참가한 지원자 26명 중에 우승한 사람에게는 최종면접 참가권한이 주어진다. 2등부터 5등까지는 3차 면접부터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6등에서 10등까지는 2차 면접 참가권한이 주어진다.
마작대회를 통한 채용방법은 지원자들에게도 긍정적
마작대회에 참가하게 된 치바대학 대학원을 올해 3월에 수료한 A씨(25세)는 처음 인터넷에서 해당 대회를 알고 지원하였다. “마작은 상당히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아오야마학원대학 4학년인 B양(23세)은 마작경험이 1년 미만이지만 첫 번째 게임을 1위로 통과하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지원하고 싶은 업종이기 때문에 이대로 마지막 게임까지 갔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점점 많은 회사들이 마작을 채용수단으로 선택 중
이와 같이 마작을 지원자의 평가 및 채용수단으로 채택하는 현상에 대해 인력채용 컨설팅회사인 카케하시 스카이솔루션의 이와다 토오루(岩田 徹)씨는 “마작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도박’이나 ‘공부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요새는 하나의 특기로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마작대회를 통해 입사한 사원들이 활약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마작의 강점을 중시하며 벌써 4회째 마작대회를 통해 사원을 채용하고 있는 회사 베가스베가스의 인사담당자 츠치야(槌谷, 가명)씨는 “가능하면 마작을 잘하는 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여러 명을 마작대회를 통해 채용했고 입사한 사원들은 업무지시에 대한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재도 많은 회사들이 공동으로 또는 단독으로 마작대회를 개최하여 지원자들을 모으고 있다. 양복으로 무장하고 경직된 면접에서 보여주는 일관된 모습이 아닌 마작테이블 위에서 보여주는 개개인 본연의 모습이야말로 인사담당자들이 진정으로 보고 싶어하는 지원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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