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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시험…中 ‘가오카오’가 남기고 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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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구
입력 : 2016.06.13 15:13 ㅣ 수정 : 2016.06.13 15:16

▲ 가오카오를 치르는 현장. [사진출처=타란망]


기상천외한 부정행위부터 가오카오의 경제학 까지

지상 최대의 시험 가오카오를 둘러싼 '가오카오 문화'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지상 최대의 시험이자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험인 중국의 대입시험 ‘가오카오(高考)’가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올해 총 940만 명이 응시한 ‘중국의 수능’인 가오카오는 한 학생뿐만 아니라 그 집안의 평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이다.

지난 7일부터 시작해 사흘간 계속됐던 가오카오는 어문, 수학(이과, 문과), 영어, 이과종합, 문과종합등의 과목으로 나뉜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능과 매우 유사하다. 가오카오의 성적에 따라 대학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큼 교육열이 심한 중국에선 가오카오를 ‘인생을 결정지을 시험’으로 여긴다.

중국인들의 가오카오에 대한 열정은 유별나다. 가오카오가 열리는 날이면 응시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자녀 바래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 거리에 나다니는 택시숫자도 줄어들 정도다.

가오카오를 앞두고서는 우리나라의 많은 학부모들이 절이나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는 것처럼 중국의 학부모들도 도교사원이나 절, 공자를 모신 사당에 가서 자녀를 위한 기도와 수많은 재물을 공헌한다.

그러나 가오카오 부정행위는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떠오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각종 부정행위 뿌리 뽑는다…교육당국 강력한 대응

대학생을 이용한 대리시험 뿐만 아니라 카메라 안경, 초소형 카메라 등 최첨단 전자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들이 성행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가오카오에선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에서 조직적인 대규모 대리시험 행위가 적발되면서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중앙정부와 각지역 성정부는 부정행위에 대해 엄격한 법률을 개정하며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국가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를 경우 최고 징역 7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형법을 개정했고, 개정된 교육법 또한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시험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최대 3년까지 시험을 보지 못하도록 강화했다.

▲ 가오카오에서 적발된 부정행위 품목 '지우개 컨닝페이퍼'. [사진출처=바이두이미지]


올해는 시험장에 올해는 대리시험을 막기 위해 지문인식은 물론 안면인식 장치까지 설치했고 전자파를 탐지하는 드론을 고사장 상공에 띄우기도 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산둥(山东)성에서 36명, 광둥성에서도 11명이 적발되었다고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이 11일 전했다.

또한 가오카오를 치루고 난 다음이면 이혼율이 높아지고 자녀가 가출하는 등 가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혼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수험생 자녀를 둔 사람들인데 자녀가 대입시를 치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험이 끝나자마자 갈라서는 것이다.

수험생 또한 가오카오 이전 부모에게 전폭적으로 받던 관심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가출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복건성의 푸저우시에선 가오카오 수험생이었던 한 남학생이 관심부족을 원망하며 집을 가출해 공안이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고 시나교육망이 12일 보도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지불한다, 가오카오 경제학


중국에선 매년 가오카오 시기만 되면 천만에 가까운 가오카오 응시생들을 겨냥한 관련 소비가 크게 느는 현상을 지칭해 ‘가오카오 경제’라고 부른다.

시험기간이 되면 수험장 부근의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업체들은 호황을 누린다. 또 시험장 부근의 가구와 주방이 완비된 단기 임대 아파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인민망 등이 보도했다.

멀리서 온 수험생 가족들은 시험기간 동안 수험생 자녀가 자습과 휴식을 위해 머물 비싼 호텔 값을 자녀들을 위해 기꺼이 내놓는 것이다. 또한 아이를 도와줄 보모나 심리치료사 비용도 대폭 올라가 일반 가정교사에 비해 30% 이상 급여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숙박업뿐 아니라 식품업도 함께 호황을 누리는데 기억력을 끌어올리고 원기회복을 시켜주는 영양제가 큰 인기를 끈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시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여행상품도 상종가를 친다. 특히 이번 가오카오는 단오제 연휴와 맞물려 여행상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인민망이 8일 밝혔다.

▲ 가오카오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는 수험생들. [사진출처=바이두이미지]


매년 증가되는 소수민족 대입 특례 정책에 반발하는 한족 학부모들

올해 가오카오는 소수민족에 대한 대입 특례 정책이 발표되면서 중국내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의 환구망이 1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오카오(高考) 이후 본격적인 대입 전형을 앞두고 주요 대학들이 소수민족 출신 학생비율을 늘리는 대신 대학 소재지 출신 학생 비율을 줄이는 계획을 발표하자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입 제도는 31개 성(省)·시(市)·자치구별로 해당 지역의 대학들이 소재지와 타지 출신 학생의 선발 비율, 그리고 특정 소수민족 출신 합격자 수를 미리 정한다. 중국 교육부는 2003년부터 소수민족 출신 학생에 대한 특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봄 교육부가 저개발 지역 학생 14만 명을 배려할 것이라며 소수민족 학생 배려 차원의 정책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대학들이 소수민족 학생 비율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상대적인 피해를 입는 한족 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기존 소수민족 학생들은 가오카오에서도 기본적으로 가산점을 받아 여타 한족 학생들에 비해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복단대학 등 중국의 명문대학을 손쉽게 진학했던 터라 한족 학부모들의 반발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016년 가오카오의 성적발표는 베이징 6월23일, 충칭 6월24일, 저장성 6월22일, 광둥성 6월26일 등 각 성마다 다르게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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