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침체와 함께 좀처럼 부진한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부동산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극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가 취할 경제정책의 방향과 금리변화, 보호무역 강화는 글로벌 경제는 물론,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주택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큰 변화를 겪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인해 저금리 기조와 원격 근무가 확산되면서 교외 지역의 부동산 수요가 급증했으며, 이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3년 말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를 보여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한 연설에서 금리 정책의 방향성과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은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이며, 이러한 기조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시장의 안정은 미국 경제 전반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연준은 이를 고려해 금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의 2기 행정부에서는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감면 정책을 재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텍사스, 플로리다와 같은 친기업적 환경을 가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높은 세율과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가장 큰 변수는 연준의 금리 정책이다. 금리 정책은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2025년 현재 금리는 4.5%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든다. 올해 2월 현재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6.89%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높은 금리는 단기적으로 주택 거래량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나,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높은 금리는 신규 주택 구매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며,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낮은 금리로 재융자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받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 거래량은 줄어들고, 임대 시장의 수요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금리 인하를 연준에 압박할 경우,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을 크게 상업용 부동산과 주거용 부동산으로 구분했을 때, 차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팬데믹 이후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원격 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도심 오피스 공간의 수요는 줄어든 반면, 물류 및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강조하며, 물류 시설 및 상업용 부동산 개발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주요 도시 주변 지역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반면, 도심 오피스 공간은 공실률 상승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발전과 프롭테크의 역할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은 부동산 거래와 관리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술 혁신을 지지하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프롭테크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AI를 활용한 부동산 가치 평가, 블록체인 기반의 안전한 거래 시스템,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의 보급은 부동산 시장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