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가전·가구' 함께 팔아 시너지 낸다...롯데하이마트, 승부수 통할까
신규 사업 목적에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 추가
500억 출자한 한샘, 유력한 파트너사로 거론
"구색력·전문성 갖춘 거점 대형화가 효과적"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가전업계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롯데하이마트가 가구·인테리어사와 손잡고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가전제품만 판매하는 기존 체제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고 보고 판로를 넓혀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추가했다.
이번 신규 사업은 가구와 인테리어를 판매하는 대형 대리점에 롯데하이마트의 가전을 입점하는 형태를 골자로 한다.
해당 사업은 이사나 혼수 장만 등을 위해 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전도 함께 사는 경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불황인 가전업계 내 부상하고 있는 생존 전략 중 하나다. 에이스침대와 LG전자도 손잡고 침대와 LG전자 베스트샵의 생활가전을 동시에 장만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롯데하이마트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은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0년 4조517억원에 달하던 롯데하이마트 매출은 2021년 3조8697억 원, 2022년 3조3368억 원, 2023년엔 2조6101억 원까지 매년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21년 1068억 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52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지난해 말 롯데그룹 위기설이 돌면서 롯데하이마트 매각설이 함께 불거지기도 했다.
매출 역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1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9년까지 매출 2.8조 이상, 영업활동을 통한 가치 창출력 제고를 통해 영업이익 1000억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이익이 나지 않는 점포를 과감히 줄여나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직영점 수는 327개로, 1분기 말 335개보다 줄었다.
이와 함께 상권을 고려한 특화 MD를 도입하는 등 매장 리뉴얼로 고객 경험 증진에 나섰다. 주요 특화 MD는 ‘Interior(인테리어 가구, 빌트인 가전제품)’과 ‘Hobby(조립PC, 음향기기, 카메라 등 취미가전)’, ‘Wellness(헬스케어 및 피트니스, 건강, 측정기기)’ 카테고리다. 상품의 구색을 강화한 전문 매장으로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러한 특화 매장 리뉴얼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하이마트의 프랜차이즈 사업 파트너로는 한샘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롯데쇼핑과 함께 지난 2021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한샘의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2595억원, 롯데하이마트는 500억원을 출자했다.
롯데하이마트와 한샘의 협업 사례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앞서 두 기업은 지난 2022년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에 ‘한샘리하우스 롯데상무점’을 오픈하며 첫 협업에 나섰다. 또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7월 ‘롯데하이마트 한샘광교점’을 출점해 가전과 가구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오프라인 모델을 선보였다. 이어 11월에는 ‘롯데하이마트 주안점’에 한샘 가구 상담존을 꾸려 한샘 인테리어와 가구 등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공시에 사업 목적을 새롭게 등록했다”면서 “현재 가구·인테리어 업계와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어떤 업체와 협업하게 될지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점포의 콘텐츠보다는 오프라인 매장 규모나 구조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제언한다. 특히 롯데하이마트가 협업하게 될 가구·인테리어 대리점의 규모가 대체적으로 작은 만큼 구색력과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워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밀린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가전과 가구를 함께 판매하는 전략적 방향은 좋지만, 단층 구조가 아니라면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현재 가구 대리점들이 작은 규모로 여러 층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구매로 연계가 안 되고, 시너지를 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비자들은 이커머스를 넘어서는 상품 구색력을 갖추거나 체험형 콘텐츠가 있어야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다. 특히 가전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중요해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며 “가구·인테리어 대리점보다는 거점 점포의 대형화가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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