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키움증권(039490)은 20일 국내 증시가 실적 기대감에서 기인한 엔비디아 등 미국 인공지능(AI)주 강세, 달러·원 환율 하락, 미국 10년물 금리 하락 등 대외 환경 호전에 힘입어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중에는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의 수급 변화와 전일 급락했던 바이오주에 대한 저가매수세 유입 여부 등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 반등의 저항대 역할을 하는 주체는 외국인이며, 이들은 월간 기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셀코리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난 8월 1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금액은 17조6000억원에 달하는 등 역대급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순매도 배경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전망 하향 △달러·원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우려 △미국 금리 상승 △트럼프 2기 정부 리스크(무역분쟁 피해국)가 작용한다는 점을 들었다.
한 연구원은 “이러한 순매도 배경들은 1~2주 이내 소멸되기 어려운 재료”라며 “하지만 전일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아래로 내려왔단 점, 미 10년물 금리가 4.4%대 이하로 하락한 점 등은 환율·금리 측면에서 안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일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31.9%로 연중 고점인 35.0%(7월 5일)에서 급감하며 역사적 지분율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 연구원은 “최근 3~4개월 동안 그랬던 것처럼, 한국 증시에 대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설 추가적인 유인이 줄어들 소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코스피 순매도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세부 업종으로 볼 때 △기계(8주 연속 순매수) △운송(6주 연속 순매수) △유틸리티(6주 연속 순매수) △소프트웨어(4주 연속 순매수) △조선(3주 연속 순매수)과 같이 11월 이후 순매수에 나서는 업종들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핵보유국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이 공격 시, 핵무기로 대응)을 통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엔비디아의 발열 문제 해소 및 3분기 실적 기대감, 슈퍼마이크로의 상장 유지 소식 등이 완충 역할을 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한 연구원은 또 “중동 분쟁은 확산되지 않는 분위기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이후 최초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러시아는 핵 교리 개정을 통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전쟁 불안은 좀처럼 소멸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증시나 유가 반응에서처럼 금융시장에서는 러-우 지정학적 이슈는 익숙한 재료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연구원은 “오는 21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AI주들의 주가 모멘텀 변화, 트럼프 2기 인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동결 여부 등 기존 이슈에 대한 중요도를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일 국내 증시는 직전일 급등했던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된 가운데, 미국 금리 부담 속 개별 업종 노이즈로 인한 바이오주 급락 등으로 혼조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