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4] 오랜만에 찾은 필리핀 보홀에서의 다이빙 (2) 비치 다이빙 2회로 만족하다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11.15 11:04 ㅣ 수정 : 2024.11.15 11:04

필리핀의 다이빙 리조트 대표는 한국 해병대 또는 해군 출신들이 많아
태풍으로 발리카삭까지 출항 못하고 인근의 ‘Momo beach’에서 다이빙
첫 다이빙에선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갯민숭달팽이조차 보이지 않아
산호 사이에 웅크리고 있는 “Scorpion fish”, 위장 능력 뛰어나고 독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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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팽글라오 섬 및 발리카삭 섬 위치. Tagbilaran 이라고 쓰여 있는 곳이 보홀 본섬이다. (오른쪽) 돌조 비치와 모모 비치 위치. 지도에서 새로 건설된 공항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지도 출처 : 구글맵 캡처]

 

[필리핀(보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다이빙 리조트 대표와 함께 리조트로 가면서 날씨 얘기부터 했다. 갑자기 생긴 태풍 때문에 아마도 발리카삭에는 가지 못하고 비치 다이빙은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얘기를 하다보니 리조트 대표는 한국 해병대 출신이다. 그러고 보니 필리핀의 다이빙 리조트 대표는 한국 해병대 또는 해군 출신들이 많다.

 

‘Doljo beach’ 근처에 있는 다이빙 리조트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리조트 대표가 “태풍 때문에 발리카삭까지 출항이 금지되어 있고 인근의 ‘Momo beach’에서 다이빙이 가능하다고 한다. ‘Momo beach’는 2017년에 다이빙 했던 곳이다.

 

장비를 갖추고 약 10여분 정도를 차량으로 이동해서 모모 비치에 도착했다. 평소에 모모 비치는 다이버들이 별로 없는 편인데 이날은 발리카삭 섬에서의 다이빙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각국에서 온 다이버들이 모두 여기로 모여 있는 것 같다고 리조트 대표는 말한다.

 

해변에서 장비를 갖추고는 잠수할 수 있는 곳까지(해변에서 대략 50~70m정도 거리) 걸어서 가는데, 바닥에 크고 작은 돌들이 있어서 걸어가기가 불편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가서는 헤엄치면서 수심이 1~2m 되는 곳까지 갔고, 수심이 제법 깊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다이빙을 시작했다. 밖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제법 불고 있었지만 수중 시정은 생각보다 양호했다.

 

첫 번째 다이빙은 다이빙 시간 34분, 최대 수심 15.8m(평균 7.8m), 수온 29~30도, 수중 시정은 보통이었으나 장소에 따라서는 매우 양호했다. 그러나 7년 전과 다르게 바다속은 비교적 어두운 색상의 산호와 치어 무리, 간간이 보이는 흰동가리 이외에는 거북이도 보이지 않았고 갯민숭달팽이도 보이지 않았다. 태풍의 영향 때문에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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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깨끗한 수중시야. 산호 주위로 작은 물고기들이 몰려 다니고 있다.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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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산호 위에 앉아 있는 ‘꽃동멸(Red lizardfish)’. / 사진=최환종

 

첫 번째 다이빙은 특별하게 관찰한 것 없이 평범한 수중유영으로 끝났다. 필리핀에서 이렇게 평범한 환경에서의 다이빙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싶다.

 

수면으로 올라와서 50분 정도 휴식한 후에 두번째 다이빙을 했다. 이번에는 모모 비치 내에서 포인트를 약간 옮겨서 입수했고, 다이빙 시간은 42분, 최대 수심 18.7m(평균 8.6m), 수온 29~30도, 수중 시정은 보통이었으나 첫 번째 다이빙과 같이 장소에 따라서는 매우 양호했다.

 

그러나 역시 이곳에서도 눈길을 끌만한 해양 생물이나 산호는 보이지 않았다. 약간 깊은 곳을 보니 덩치 큰 녀석이 지나간다. 거북이인가 하고 자세히 보니 해파리 한 마리가 유유히 움직이고 있었다. 따라가서 촬영할까 하다가 공기 소모량만 많아질 것 같아서 멀리서 바라만 보고 이내 가까운 산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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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얕은 곳에 있는 Three-stripe Damsel fish(또는 Humbug Damselfish). /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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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위에 앉아서 쉬고 있는 녀석. 스콜피온 피쉬 (Scorpion fish) 종류 중 하나로 보인다. / 사진=최환종

 

40여 분 간의 다이빙은 편안한 마음으로 다이빙을 하면서 평범한 수중 광경을 보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수심 얕은 곳으로 나오자 검은색과 흰색의 세로 줄무늬가 특징인 Three-stripe Damselfish가 산호초 주변에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녀석들은 평소 산호 주위에서 움직임이 빨라서 여러 마리가 모여있는 사진을 얻기가 어려웠는데 이날은 왠일인지 움직임이 많지 않아 위 사진과 같이 여러 마리가 같이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잠시 후 출수를 하려고 준비하는데 리조트 대표가 어느 산호를 가리킨다. 왜그럴까 하고 바라보니 처음에는 식별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몇 초 후에 산호 사이에 웅크리고 있는 녀석을 알아볼 수 있었다.

 

생김새가 무척 험악하게 생긴 이 녀석은 “Scorpion fish” 종류 중 하나로 보인다. 이 녀석들은 주로 얕은 수심에서 살고 있으며, 산호나 해조류와 비슷한 색과 형태로 위장하여 포식자나 먹이를 피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또한 몸에 독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모습이 주변 환경과 거의 유사하여 잘 알아보기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위장 능력이 뛰어나서 얼핏 보면 산호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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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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