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카드사 '불황형 흑자'에 4분기 전망 암울…내실경영‧건전성 관리 집중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0.31 08:23 ㅣ 수정 : 2024.10.31 08:52

금융지주계 카드 4사 3분기 누적 순익 총합 1조2475억원
전년 동기 대비 36.6% 성장…비용절감‧카드론 확대 효과
가맹점수수료율‧개인채무자보호법 등 건전성 악화 전망
"4분기 건전성 관리 강화…연체채권 상각 등 연체율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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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들이 올해 3분기 전년 동기에 비해 성장한 실적을 시현했다. 하지만 비용절감과 '풍선효과'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의 3분기 당기순익 총합은 1조247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9133억원에 비해 36.6% 성장한 규모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분기 5527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4691억원 대비 17.8% 성장한 규모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당기순익은 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2724억원에 비해 36.0%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3분기 184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548억원 대비 44.7%나 성장했다. 이는 이들 4개사 중 가장 큰 증가율이다. 우리카드는 14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170억원에 비해 19.7% 확대됐다.

 

다만 순익 증가에도 카드사들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비용절감과 대출 수요자가 몰린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거둔 수익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기 어렵게 되자 혜택과 마케팅 비용을 줄여왔다. 나갈 돈을 아껴서 수익 방어한 것이다. 또 저축은행 등 타 금융업권에서 대출취급을 축소하면서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올해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카드론 수요가 몰리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면서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카드론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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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사 실적발표자료 [그래픽=김태규 기자]

 

카드론 수익이 증가하면서 수익이 늘었으나 건전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의 3분기 연체율은 1.33%로 전분기 1.44%에 비해 0.11%p 개선됐다. 하나카드는 3분기 1.82%의 연체율을 나타내며 전분기 1.83%에 비해 0.01%p 낮아졌다. KB국민카드는 전분기와 같은 1.29%를 유지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이들 4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체율이 상승했다. 1.73%에서 1.78%로 0.05%p 악화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현금회수 극대화를 위해 3분기에도 2분기와 유사하게 상각을 진행했으나 4분기에는 채권관리에 집중해서 연체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채권 회수율 악화 가능성도 있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금융회사‧채무자간 직접 협의를 통한 채무 문제 해결 △연체 발생에 따른 이자 완화 △과도한 추심 제한 △채권 매각 관련 규율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당국은 금융사와 개인 간 사적 채무조정이 활발해지면 장기적으로 채무자가 경제적으로 재기해 금융사가 연체 채권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올해 4분기 추심 횟수 제한 등에 따라 카드사의 연체 채권 회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4분기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회수 환경 악화를 감안하면 4분기 및 내년 초까지 소폭의 건전성 지표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카드업계는 이미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은 상황에서 더욱 수수료율이 낮아져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은 비용절감, 카드론 증가 등에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며 "아직 가맹점수수료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동결 가능성은 낮고 더욱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서 4분기 비용절감 등 내실경영을 이어가면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익 증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카드론 수요 증가에 따른 연체율 악화,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채권 매각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내부통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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