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배춧값 폭등에 '김장 물가 안정' 총력전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이례적 폭염으로 인한 배춧값 폭등에 김장을 포기하는 일명 김포족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할인 프로모션으로 김장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농산물 공급 지원에 나서면서 소비자의 김장 가격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배추(상품) 1포기 소매 가격은 916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가량 올랐다. 배추 10㎏ 중도매 판매 가격 전년 평균 대비 96%가량 상승했다.
올해 배춧값은 지난 여름부터 이어진 이상기후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금배추’라고 불리며 폭등하고 있다. 특히 가을배추 정식시기까지 이어진 폭염과 가뭄, 그리고 폭우로 최근까지도 작황이 좋지 않아 김장철 배추 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유통 기업들도 고공행진하는 배춧값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절임배추(20kg 기준)’ 물량을 전년비 70%가량 늘렸으며, 지난 8월부터 농가 및 김치공장과 사전 계약을 추진하고 추가 산지를 확보하는 등 공급 안정화에 매진했다.
특히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해남 절임배추 사전예약’ 행사의 첫 주차 전체 매출은 전년비 180%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홈플러스는 해당 기간동안 ‘해남 절임배추(20kg)’를 전점 5000박스에 한정해 카드 결제 시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국 대부분의 매장에서 줄서기 현상이 빚어지고, 대다수 수도권 점포의 준비 물량이 행사 첫날 완판 되는 성과를 거뒀다.
매장에서만 제품 픽업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부터는 택배 배송 서비스도 함께 진행해 고객 편의성을 한층 더 높였다. 택배 배송 첫 도입임에도 불구하고 9~16일 전체 매출 구성비 기준 택배 배송 비율은 30%에 육박했다.
신기권 홈플러스 채소팀 팀장은 “날씨로 인한 생육 부진 탓에 정상적인 수급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김장 물가잡기에 기여하고자 추가 산지 확보와 물량 사전 기획 등에 총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1주간 일반 절임배추와 베타후레쉬 절임배추의 사전예약에 본격 돌입한다. 이마트는 올해 이상기후와 폭염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1만 박스, 200톤가량 늘어난 7만 박스의 절임배추 물량을 확보했다. 연초부터 전국 배추 산지를 누비며 사전계약을 체결해 충분한 절임배추 물량을 확보하고, 이후로도 지속적인 품질관리에 힘쓴 덕분이다. 반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한층 낮췄다.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도 일반 HACCP 인증을 획득한 농협 김치 공장에서 생산한 절임 배추를 사전 예약 판매한다.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하나로마트는 행사카드를 사용하는 조건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소비자 김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장철 농산물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계약재배 물량인 배추 2만4000t(톤)과 무 9100t을 김장 성수기에 공급하고 배추 비축 물량을 1천t 수준으로 유지해 기상 악화 등으로 가격이 치솟는 날에는 이를 시장에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주요 김장재료 할인 행사가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김장재료 수급 안정 방안 민당정 협의회’에서 “김장 채소를 시장과 마트에서 최대 40% 싸게 구입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고물가 시대 가장 기본적인 밑반찬인 배추(김치) 품목의 11월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우려 되는 상황 속에서 정부의 할인지원은 소매가 안정 및 소비자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