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코스피 상승 요인 가능성…관망세 속 '영향 제한적'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의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 이후 처음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8개월만에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해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실현됐다.
증권가는 최근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2,600선 돌파를 시도하면서 숨고르기 장세를 펼칠 전망인 가운데, 금통위 결과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겼다.
다만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로 내수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셜(PF) 우려 등 리스크 요인이 지속되는 국내 시장에 안도하는 투자 심리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 지표가 엇갈린 흐름을 나타내면서 국내 증시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와 반도체주 투심 회복 여부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0.25%포인트 인하해 3.25%가 됐다. 한은은 지난해 2월·4월·5월·7월·8월·10월·11월 그리고 올해 1월·2월·4월·5월·7월에 이은 13회 연속 동결 이후 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번 금통위 인하 결정은 최근 가계 대출 증가폭이 줄어들면서 한은의 기류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달 연속 2%대에서 최근 1%대까지 내려오며 우려했던 물가가 안정권에 진입했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직전달에 비해 꺾였다. 게다가 미국과의 금리 격차 부담도 크게 줄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빅컷을 단행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한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감은 남았다. 일각에서는 자칫 가계대출과 수도권 집값에 다시 불을 지를 수 있다는 우려에 피벗을 11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로 영향은 끼칠 수 있지만 약간의 관망세가 작용할 뿐 그리 크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글로벌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 코스피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어서 장 중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 현재 한국 증시는 금통위 결정과 상관없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서다.
간밤 미국 증시는 장 초반 소비자물가지수(CPI)·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매크로 지표를 소화하며 하락 출발했으나, 이후 엔비디아 등 주요 종목 중심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약보합 마감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면서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에 관망세가 짙었다. 유가 급등과 중동 불안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국내 증시는 오전에 예정된 테슬라 로보택시 행사를 소화하면서 이차전지 업종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부진 속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수시로 업종별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는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G2(주요 2개국)의 금리 인하가 선제적으로 발표된 시점에서 한은도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 동참에 주목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최근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글로벌 중앙은행 전반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모습”이라며 “부동산과 건설 업종 등 국내 금리 인하 이슈에 민감한 종목의 투자심리가 개선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