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디스플레이, 中 광저우 LCD 공장 팔고 OLED 전환 '가속페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0.03 07:00 ㅣ 수정 : 2024.10.03 07:00

LGD, 中CSOT에 광저우 LCD 공장 2조원에 매각
한국, 2004년부터 17년간 세계 LCD 시장점유율 1위
중국 가격경쟁력과 자국업체 보호정책에 中에 1위 빼앗겨
실적 부진의 고리 좀처럼 끊어내지 못해 3분기 연속 적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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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8.5세대 OLED 패널 공장 전경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최근 중국 광저우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매각하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에 무게중심을 두는 경영전략을 본격화한다. 

 

중국의 값싼 제품에 경쟁력이 밀린 LCD 대신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투자를 늘려 제품 고급화와 이에 따른 수익 극대화에 주력하겠다는 LGD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 매각 마무리 수순…내년 3월 처분 예정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D는 TV용 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중국 TCL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에 매각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매 대금은 108억위안(약 2조300억원)이며 처분 예정 일자은 내년 3월 31일이다.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은 LGD 본사 51%, 중국 자회사 19% 등 LGD가 지분 70%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30%는 중국 광저우개발구가 20%, 중국 가전업체 스카이워스가 10% 비율로 투자했다.

 

그후 LGD가 지난 지난 13일 스카이워스 지분을 13억 위안(약 2438억원)에 매입해 LG디스플레이 지분이 80%로 늘어났다. LCD 패널 생산의 후공정을 맡는 모듈 공장은 LGD 본사가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은 2012년 5월 첫 삽을 뜬후 2년 4개월의 공사를 거쳐 2014년부터 본격 가동했다.  LGD는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 2004년부터 17년여간 세계 LCD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지켜왔지만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2012년 32인치 이상 LCD 관세율을 3%에서 5%로 올렸고 LCD 패널 자급률은 2014년 60%에서 2015년 80%로 늘리는 등 자국 LCD 산업 보호정책을 강화했다. 

 

중국의 파상공세에 한국은 2021년부터 LCD 시장에서 1위를 중국에 내줬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CD 시장 국가별 점유율은 △중국 60.8% △대만 26.2% △한국 10.1% △일본 2.3%로 집계됐다. 세계 무대에서 중국이 LCD를 독차지하는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LGD는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이를 보여주듯 2017년 당시 한상범 LGD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어 LCD TV에 대한 추가 투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 사업 방향을 OLED로 바꿀 것임을 내비쳤다.

 

LGD의 중국 LCD 공장 매각도 이러한 사업 전환과 맥락을 같이한다. 

 

LGD가 자료를 통해 “(광저우)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사업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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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대형 및 중소형 OLED 매출 비중 [그래프 = 뉴스투데이/자료 = LG디스플레이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LGD, OLED 사업 경쟁력은 '대형 1위·중소형 2위' 

 

LGD의 OLED 사업 전환 포트폴리오는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LGD의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및 중소형 OLED 매출 비중은 △2021년 32%에 그쳤지만 △2022년 40% △2023 48% △2024년(추정치) 50% 이상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대형 OLED로 분류되는 TV 패널은 LGD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TV 패널 출하량 540만대 가운데 LGD 점유율이 82%(약 44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LGD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선두를 지키며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디스플레이 55% △LGD 16.6% △BOE 15.8%로 조사됐다.

 

LGD는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이 2020년 12.3%에서 △2021년 12.9% △2022년 13.6% △2023년 16.6%로 해마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LGD는 실적 부진의 고리를 좀처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LGD는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4분기 131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LGD는 올해 1·2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는 직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LGD는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을 정리한 후 OLED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질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D는 광저우 공장 매각 자금 2조원을 활용해 재무 안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공장 처분 예정 일이 내년 3월인 만큼 올해, 혹은 내년 상반기  등 단기간 내 가시적 효과를 노리지 않고 ‘사업구조 고도화 지속과 비용구조 개선’이라는 중장기 목표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중국기업이 OLED에서도 충분한 자본력을 기술 개발에 투자해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며 "중국 기술 수준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OLED 분야에서 아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국내 기업이 공격적인 OLED 투자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고 정부도 산업 지원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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