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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싸늘'…증권사, 투자자 발길 돌리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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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9.24 09:16 ㅣ 수정 : 2024.09.24 09:16

국내 증시 투자 열기 하락, 증권사 수익에도 변수
신용거래융자·거래대금·투자자예탁금 모두 감소
해외 증시도 싸늘, 모의투자·실전투자 개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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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큰 상금을 내건 투자대회를 열고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투자자예탁금과 증시 거래대금이 동반 감소하는 등 투자심리가 싸늘해지는 분위기가 계속됐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식거래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다. 하반기도 이 흐름을 기대했지만 국내외 주식시장 투자 열기 하락이 드러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에 증권사들은 큰 상금을 내건 투자대회를 열고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다양한 행사도 있지만 투자대회는 실제 투자를 경험하면서도 투자 니즈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부각된 이벤트여서 고객 유인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합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9927억원으로 나왔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17조원을 밑돈 건 시장 급락세가 나타났던 지난해 10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때 당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9000억원대였다. 

 

올 초엔 17조원대였다가 상반기로 갈수록 19조~20조원 규모를 유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수 자금을 증권사에서 빌리는 것으로, 잔고가 늘수록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에서 시들해진 투자 열기는 거래대금에서도 드러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12거래일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96조350억원으로 일평균 16조3363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이 대금이 18조원을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쪼그라들었다.

 

또 다른 증시 열기의 측정 지표인 투자자예탁금도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51조1531억원으로, 지난 7월 초(58조3105억원)보다도 약 7조원 이상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이다.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어 증시 열기의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결국 이러한 투자자예탁금 감소는 식어버린 국내 증시 투자 열기를 그대로 반영한 셈이 된다. 더구나 주식시장 거래대금과 신용거래융자까지 모두 감소했다는 것도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 하락을 방증한다.

 

이러한 국내 시장의 투자 지표 악화 배경에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가능성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도 반등을 삼을 만한 재료가 부족하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한 투심 악화도 이유다. 물론 추석 연휴 휴장으로 거래일수 부족 현상도 한몫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지난 19일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보고서를 냈다. 국내 반도체주의 하락세를 주도하면서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 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지나치게 약해서라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도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발을 빼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관측에서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국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 대한 투심도 축소되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11월이 다가올수록 대부분 투자자의 우려 사항에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의 긍정 효과를 제어하며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 증시의 상단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투자 열기를 더하고자 투자대회 개최가 활발하다. 투자자들에게 국내외 주식거래 활성화와에 기여하고자 함이다. 증권사들의 실전투자대회는 고객 니즈를 반영하면서도 특별한 투자 경험을 통해 고객 유치까지 이어질 명분이 만들어져 이벤트로도 활용된다. 

 

KB증권은 국내·해외리그별 1위를 하면 총 1억원의 상금을 내건 ‘2024 KB증권 투자왕 실전투자대회’를 다음달 22일까지 개최한다. 대회 종료 후에도 올해 12월 24일까지 거래대금이 100억원 이상인 참가자에게 총 3000만원을 균등한 비율로 나눠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학생·대학원생 대상 국내 및 해외주식 투자수익률 상위 5명씩 10명을 선정해 총 136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뱅키스 대학생 모의투자대회’를 오는 11월 29일까지 열고 있다. 

 

iM증권은 4개 세션별로 리그 우승자에게 총 8000만원 상당 개인별 최대 2700만원 상금을 주는 ‘미국 주식 실전투자대회’를 오는 12월 6일까지 개최한다. 추가로 각 세션별로 요건을 충족하는 참가자 1명씩을 추첨해 뉴욕 왕복항공권 1매도 준다.

 

삼성증권은 6개리그로 나눠 1억 리그에서 1위를 달성한 고객에게 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는 ‘국내외 실전투자대회’를 이달 말까지 열었다. 2개 리그에서 모두 1위를 하면 받을 수 있는 최대 상금은 1억원에 달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실전투자대회 '챔피언스 투자리그'에 상장지수펀드(ETF) 리그를 특별 신설해 오는 30일까지 월 100만원 이상 ETF 거래 시 추첨을 통해 상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미리 실전투자대회 신청을 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주식시장이 악화하면서 개미들이 빠져나가자, 가을 정규 투자대회는 물론 신규 투자대회를 열면서 증권사들이 바빠지고 있다”며 “특히 투자대회는 투자를 위해 계좌를 만들거나 일정 부분 금액을 맡겨야 하는 만큼 고객 유치까지 이어질 수 있는 효과 좋은 이벤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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