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밸류업 공시 증가 분위기…중소형사까지 확장
증권사는 3곳이 자율공시, DB금융투자 추가
한국거래소도 주주환원 앞장, 투자심리 영향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발 경기 침체로 국내 증시가 암울한 가운데 주주환원을 위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 앞장서는 증권사가 늘고 있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자율 공시한 데 이어, 최근 DB금융투자가 증권사 중 3번째로 밸류업 공시를 발표했다. 중소형사 가운데 첫 발표란 점은 눈길을 끌 만한 요소다.
특히 전체 증권사로는 3곳이지만 다른 상장 증권사들까지 이 공시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밸류업 공시가 대형사를 넘어 중소형사로 확산되면서 다른 영역의 금융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지난 5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중소형 증권사 중 최초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계획을 알렸다.
지난 5일 DB금융투자는 2027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업종 평균 상회,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 40%를 목표로 잡았다.
40%의 주주환원율은 DB금융투자의 최근 5년 평균 주주환원율(27.6%)을 크게 초과할 뿐만 아니라, 앞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타 증권사들보다도 높은 전향적인 수준이다.
현재 PBR이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이를 증권업종의 평균 PBR 이상으로 회복하는 것 또한 주된 목표다.
특히 회사 차원의 자기주식 매입외에도 책임 경영을 위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우리사주조합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도 자사주를 매입하도록 지원하는 등 회사·임직원·주주·잠재투자자들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회사성장에 대한 추진동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키움증권은 증권사 중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 28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서 주주환원율 30% 이상, PBR 1배 이상, ROE 15% 이상 달성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22일 ROE를 10% 이상으로 올리고 자기주식 소각 등을 통해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5% 이상까지 높인다고 했다.
KB증권은 예고 공시를 알린 상태다. KB증권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전용관을 열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만을 위한 별도 페이지를 제공한 증권사는 KB증권이 유일하다.
아울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거래소도 주주환원에 나섰다. 주주친화적인 기업문화 정착에 기여하겠다는 이유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주주환원 이사회에서 주주환원 제고를 위해 주당 30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이번 중간배당은 거래소가 설립된 2005년 1월 27일 이후 처음 실시하는 것으로 배당금 총액은 577억원이다.
거래소의 연도별 결산 배당금 총합이 2019년 497억원에서 지난해 1082억원으로 118% 급증한 가운데 중간배당을 추가로 실시해 주주환원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거래소가 주주환원에 앞장섬으로써 주주친화적인 기업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지속하고 보다 많은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업 공시는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기업 현황 자체 진단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계획, 이행 평가·소통 계획 등의 계획이 담긴 문서를 공시 형태로 공개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26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이튿날부터 상장사의 '밸류업 계획'을 자율 공시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 중 처음으로 DB금융투자가 주주환원율 40% 이상 유지를 발표하는 등 밸류업 계획을 전향적으로 공시한 점은 금융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