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9.10 08:28 ㅣ 수정 : 2024.09.10 08:28
STO 법제화 논의 재점화...증권사도 선점 경쟁 여야 공동 세미나 개최, 법제화 가속페달 기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회에서 토큰증권발행(STO) 법제화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이를 미래먹거리로 삼았던 증권사들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토큰증권(ST)은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동안 법제화 벽에 부딪혀 증권사들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하지만 최근 여야 의원들이 각각 발의를 준비하는 가운데 큰 이견이 없다면 법안도 무리없이 통과할 것이란 전망에 업계 기대도 커진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토큰증권 법제화를 이번 22대 국회가 다시 꺼내 들었다. 여야 토큰증권 법안 도입에 힘을 보탤 뿐 아니라 업계·전문가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등 빠른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여야는 국회에서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입법 방향' 세미나를 열고, 정부와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
김 의원은 이르면 이번주 중 토큰증권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미 금융 선진국들은 토큰증권이 법제화돼 가속도를 밟는 상황으로, 오늘 나오는 내용들을 잘 반영해 좋은 법안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 의원도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주말 이견 없는 법안에 대해선 조속한 통과를 약속했다.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윤창현 전 의원이 코스콤 신임 사장에 선임되며 토큰증권 시장이 활성화될지도 관심사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 전 의원이 정부 초안을 토대로 발의했으나 국회 무관심 속에 결국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윤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코스콤이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토큰증권 공동 플랫폼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코스콤의 공동 플랫폼에는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합류한 상태다.
여야가 모두 토큰증권 법안 발의에 나서면서 이번엔 빠르게 제도화 발판이 마련될 것이란 업계 기대감이 나온다. 그간 신사업으로 점찍고 준비 중인 증권사들도 서둘러 사업 정비를 다듬는 등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STO 시장 규모는 2026년 119조원, 2030년 3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증권사들의 토큰증권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신한투자증권·KB증권과 함께 '토큰증권 컨소시엄'을 꾸리고 공동 인프라 구축에 나섰고, 미래에셋증권도 같은해 토큰증권 실무협의체인 'ST워킹그룹'을 꾸려 토큰증권 생태계의 주요 사업자들을 네트워크로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함께 한국투자ST프렌즈를 결성했으며, 하나증권은 조만간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원큐프로'에 토큰증권발행(STO) 거래 탭을 신설하고, 미술품을 거래하도록 할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9월부터 MTS 내 제공하고 있는 조각투자 정보 제공 대상에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테사를 추가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플랫폼 '카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카사가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된 곳인 만큼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SK증권은 STO와 대체불가토큰(NFT) 발행·운영 서비스 등 사업을 진행하며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 인피닛블록에 투자를 진행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싱가포르 STO 거래소 운영사 캡브릿지에 투자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후 STO 시장에 대한 관심은 다소 감소했다"며 "여야 양측 공약집에 토큰증권 관련 제도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어 하반기 이후 토큰증권 법제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