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81)] 구인난에도 취준생들 극심한 피로감 호소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9.23 22:43 ㅣ 수정 : 2024.09.23 22:43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기업분석과 취업준비 시작하며 학업과 대학생활의 낭만 상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취업자 우위 시장 속에서도 일본의 취준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취준생 우위의 채용시장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활동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채용일정을 해마다 앞당기면서 대학생들도 준비를 일찌감치 서두르는 것은 물론 합격 후에도 내정을 받은 여러 기업들의 대우를 비교하고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려 취업활동을 끝내는 시기는 오히려 늦어지기 때문이다.

 

예전이라면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기업설명회와 채용박람회 등에 참여하며 졸업까지 반년에서 1년간 취업활동에 참여하였지만 요새는 취업을 염두에 둔 인턴십 활동이 3학년 여름방학에 가장 많이 운영되기 때문에 기업분석과 인턴십 준비는 늦어도 3학년 1학기에 진행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작년엔 정부 방침도 바뀌어 일종 조건 하에서는 기업들이 인턴십 참가자의 정보를 신입사원 채용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채용직결형 인턴십이 탄생했고 결국 좋은 싫든 인턴십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대학들도 이를 모른 채 할 수 없어 와세다대학의 경우 올해 7월에는 대학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활동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각 업계를 대표하는 30여개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모여 기업 소개와 함께 취업을 염두에 둔 대학생활 방법 등을 설명하며 취업에 대한 관심을 일찌감치 환기시키기 위함이었다.

 

일본의 대형취업포털 리크루트(リクルート)의 조사에 의하면 올해 신입사원 중 절반이 넘는 57%가 대학교 3학년 이전부터 취업활동을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채용을 서두르는 탓에 학업은커녕 아르바이트와 방학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과장이 아닌 것이다.

 

심지어 일본 취준생들의 선망기업 중 하나인 미쓰비시상사(三菱商事)의 경우 지금까지는 대학교 4학년만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3학년생도 채용대상에 포함시킬 정도로 대기업마저 인재모집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덕분에 마이나비(マイナビ)가 올해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작년보다 7포인트 많은 56%의 취준생들이 ‘취업활동이 힘들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절반에 해당하는 49%는 취업활동에 소요되는 긴 시간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채용일정을 서두른다고 입사할 기업이 일찍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 리크루트의 조사 결과 올해 신입사원들은 평균 2.61개사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아 어느 기업에 입사할지 저울질하는데 최장 1년여를 소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많은 선택지와 시간들은 더 좋은 기업에 합격할 수 있다는 미련을 남기면서 오히려 취준생들을 고민스럽게 만든다. 우리나라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부러운 이야기지만 첫 입사기업이 어디인지에 따라 남은 인생이 한국보다 더욱 크게 좌우되는 일본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취준생들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

 

하지만 그렇게 오랜 고민 끝에 한 곳을 결정하고 입사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후생노동성의 최근 조사에서는 입사한 첫 직장을 3년 안에 관두는 신입사원 비율은 32%로 나타나 취준생 우위의 채용시장이 되기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기업과 취준생 간의 미스매칭은 여전한 상황이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