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유유제약은 오너 3세 유원상(1974년생) 대표로 승계가 완료됐다. 부친인 유승필 명예회장이 건재하지만, 유 대표가 1대 주주라 경영승계가 완료된 것이다.

유 대표가 1대 주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식 가격을 낮춰 매입하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유 회장으로부터 상속이 이뤄져 여타 가족들에게 지분이 나눠지더라도 1대 주주는 유 대표가 변함이 없다. 또 가업상속 공제 혜택을 통해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20일 공시 등에 따르면 현재 유 대표는 13.91%(보통주)의 지분율로 유유제약을 지배하고 있다. 또 의결권 없는 우선주 2.22%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 ‘분리형 BW·액면분할’ 등 다양한 투자기법 활용 ‘1대 주주’ 등극

유 회장은 현재 유유제약 지분 9.19%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속 시 절반은 아내인 윤명숙 고문에게 돌아간다. 현재 윤 고문은 유유제약 지분 4.78%를 보유하고 있다. 상속분 약 4.5%와 현 보유량 4.78%를 합하면 9.28%에 불과하다. 유 대표가 상속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윤 고문의 보유량을 넘어선다.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경영승계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유유제약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46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 회장과 윤 고문의 보유량 13.97%는 약 110억원에 달한다. 이를 상속받을 시 유 대표는 현행법상 전액 과세 대상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유 대표는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뉴욕 메릴린치증권에서 근무했다. 금융에 밝은 유 대표는 다양한 금융 투자 기법 등을 동원해 유유제약 1대 주주가 됐다. 

유 회장은 지난 2008년 유 대표가 유유제약 상무로 입사할 때 지분 8만 주를 증여했다. 이후 유유제약은 분리형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수차례 발행했으며 이때 유 대표는 주식 3만8285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형 BW를 이용하면 신주를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 오너 일가가 변칙적으로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지난 2013년 금지됐다. 

그 밖에도 2006년에 유유제약은 1주를 5주로 늘리는 액면분할을 단행했고 이를 이용해 유 대표는 2015년까지 13만350주를 추가 매입했다.  

■ 전형적 중소형 제약사…매출‧영업이익 감소로 ‘기업 성장 제약’

유유제약은 전형적인 중소형 제약사로 전문의약품 제네릭(복제 의약품) 기반의 매출 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912억원에서 2022년 1060억원까지 매출 소폭 상승을 이뤘다. 지난해는 1022억원 매출로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 상반기 665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유유제약은 제네릭 판매 의존도가 높으며 신약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업 성장은 더딜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에서의 분석이다.  

유유제약이 갖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개량 신약) 2개다. 현재 임상 시험 준비 중이지만 시판까지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큰 폭의 매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비도 지난 2021년 46억원과 2022년 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대비 8.0%에 해당하는 82억원을 지출했다.

의대 증원 갈등으로 처방 실적이 감소하고, 보건당국이 제네릭에 한해 지속적으로 약가 인하 정책을 쓰고 있어 당분간 실적 확대에는 제약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