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40919500239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성큼’…머니무브 돌풍, 증권가 수익률 높이기 총력

글자확대 글자축소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9.22 07:25 ㅣ 수정 : 2024.09.22 07:25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 다음달 15일부터
연금시장 400조 육박...연말까지 경쟁 격화 예고
연금 강자 미래에셋증권, 경쟁력 강화 발빠르게

image
그간 퇴직연금 사업자 변경을 가로막던 걸림돌이 제거되며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퇴직연금 현물이전(실물이전) 제도 시행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그간 퇴직연금 사업자 변경을 가로막던 걸림돌이 제거되며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특히 퇴직연금은 한 번 가입하게 되면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수수료 수익도 적지 않은 만큼, 증권업계는 하반기 다른 새로운 사업보다 연금 가입자 확보 및 유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들은 차별화한 퇴직연금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한다거나, 연금 가입자가 자신의 연금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등 뜨거운 분위기 속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제도 도입 시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머니무브나, 증권에서 증권으로의 이동이 쉬워져 각 금융사의 가입자 유치나 신규 가입자를 잡아두기 위한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 맞아떨어질 전망이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 제도가 투자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무래도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인프라가 우수해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이란 관측에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금융권의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규모는 전년보다 3.14% 늘어난 39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퇴직연금 시장이 커졌다. 

 

이 중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94조51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8%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 규모에 비해 6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는 대형사 위주로 적립금 규모가 눈에 띈다. 

 

연금 강자인 미래에셋증권만 연금자산 규모 40조원 목전에 뒀다. 미래에셋증권은 제도 도입 시기에 맞게 '연금은 그대로 미래로' 퇴직연금 실물이전 이벤트를 열었다. 타사 이전 시 자산 현금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도 투자의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목표에서다. 

 

신한투자증권은 IRP 계좌를 보유하고 있거나 새로 개설한 고객이 실물이전 정보를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치킨쿠폰을 쏜다. 삼성증권은 내달 14일까지 IRP 계좌 보유 고객이 연금 이전을 신청하고, SMS 마케팅에 동의하면 메가MGC 아메리카노 커피쿠폰을 5000명에게 추첨 지급하거나 신세계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내걸었다. 

 

이달 연금 시장에서의 빠른 선점 경쟁을 벌이는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외에도 다음달 실물이전 제도 시행을 노린 증권사들이 본격적 마케팅 및 유치 경쟁을 위해 분주할 전망이다. 

 

퇴직연금의 안정적인 운용보다는 높은 수익성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난 점도 주목해야 한다. 다른 금융사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가 수혜를 받게 된다는 거다. 증권사들 역시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려는 분위기다. 

 

image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다음달 15일 시행된다. [이미지=freepik]

 

이처럼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급성장 중인 증권사의 퇴직연금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핵심 계기가 될 수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다음달 15일 시행된다. 

 

실물이전 제도란 퇴직연금사업자를 변경할 때 가입자의 요청에 따라 기존에 운용 중인 금융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실물 그대로 옮기는 제도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계좌 이전을 하려면 보유하고 있는 상품 만기를 기다리거나 전부 매도 후 현금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제도 시행되면 말 그대로 상품 해지 없이 타사 계좌로 옮기는 게 쉬워진다.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시간 소요도 줄어든다. 가입자들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는 셈이다. 즉 동일 유형의 퇴직연금이나 DC형(확정기여형)에서 DC형으로, IRP(개인형 퇴직연금)에서 IRP계좌로 실물이전이 가능하다.

 

다만 이전받는 금융회사에서 판매하지 않는 금융상품은 실물이전 할 수 없어 지금처럼 매도해 현금으로 이전해야 한다. 펀드·ETF·예금처럼 이전이 가능한 상품도 있지만 리츠·머니마켓펀드(MMF)·주가연계증권(ELS)처럼 이전이 불가능한 상품도 있다. 

 

여하튼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사업자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의미여서 치열한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퇴직연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점유율 경쟁은 길게는 연말까지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본격 시행되는 다음달부터 연금자산 증가세가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은 자금이탈을 우려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상담 서비스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