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매각, KCGI가 품나…자금조달 관건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일명 강성부펀드라 불리는 사모펀드 KCGI가 한양증권을 품게 될지 다음주면 가닥이 잡힌다. KCGI가 주식 매수 협상 기간을 일주일 연장하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KCGI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한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인 KCGI가 새 주인이 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나 성사 여부는 알수 없어 관심이 집중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협상은 이날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양측은 협상 기간을 일주일 연장키로 전일 합의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의 독점적 협상권 부여 기간은 5주며 합의 시 1주 연장이 가능해 이뤄진 협상이다.
관건은 KCGI가 인수자금 2448억원을 기한 내 마련할 수 있는지다. KCGI의 인수 희망 가격은 376만6973주(지분율 29.6%)에 대한 금액이다. 이는 주당 6만5000원으로 이날 종가(1만5920원) 대비 4배 이상 높다. 호가 경쟁 방식의 본입찰을 통해 인수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는 분석이다.
KCGI는 현재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3일 넥스틴(지분 14.2%) 인수 계약에서 기한 내 대금을 납입하지 않으면서 철회했다. 이는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특히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가리지 않고 만나며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투자확약서(LOC)를 모두 모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KCGI는 케이프투자증권과 OK금융그룹 등 여러 곳에 출자 의사를 묻고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인수금 마련 타진이 다음주까지 돼야 한단 얘기다.
출자 여부를 확실하게 밝힌 투자자가 아직 외부에 공개된 바가 없어 자금 조달 실패 우려 새어 나온다. 하지만 KCGI는 증권업을 향한 의지가 강해 어떻게든 인수 대금을 마련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양증권 노조는 KCGI의 인수 시도에 반발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양증권 노조는 지난 2일 여의도 본사 앞에서 투명한 매각 진행·직원의 고용 안정 보장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추후 국회에 파킹딜 의혹 등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한 투명한 감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사모펀드가 금융회사 인수 시 재매각을 통해 매각차익을 확보하고자 인력 구조조정·고율배당을 통해 한양증권이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한양학원과 KCGI가 SPA를 맺은 이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자료 보강 요구 등 심사 과정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특히 프로젝트 펀드로 금융회사를 인수하면 심사가 한층 길어질 수 있다. GP(펀드운용사) 외에도 출자금액이 전체 조성 규모의 30% 이상인 LP(펀드출자자), 출자금액이 전체 30% 미만이라도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출자자들에 대해 적격성을 검토해야해서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28위의 중소형 증권사다. 하지만 채권 발행과 부동산 금융 등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고 증권사 인허가권 '프리미엄' 덕에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KCGI가 인수 희망 가격을 고가로 제출하면서 자금 조달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양증권이 올해 상반기 수익성을 입증했고 강점이 있는 곳이라 KCGI 불발 가능성보다 무리하게라도 자금 조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KCGI의 인수가 불발될 경우 한양증권 주식 매수 협상은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F로 넘어간다. 한양증권 최대주주와 KCGI 측이 최종 계약을 맺지 못하면 차순위인 LF에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