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된 미국 대선 2020년 4조9000억원 뛰어넘을까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대선은 흔히 돈의 전쟁터로 불린다. 선거전에서 사용하는 각 당의 선거비용이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2020년 대선의 경우 조 바이든 후보는 17억달러(약 2조2600억원)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았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의 선거자금을 각각 끌어모았다.
두 후보 모두 끌어모은 선거자금 중 약 16억달러(약 2조1200억원)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가 끌어모은 선거자금은 모두 37억달러(약 4조9200억원)에 달하고, 공식적으로 사용한 선거비용은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까지 끌어모은 선거자금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5억4000만달러(약 7100억원)으로, 2억6900만달러(약 3580억원)에 그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선거자금이 개인, 기업, 슈퍼팩, 후보 파이낸싱, 퍼블릭 펀딩 등 매우 다양한 루트로 모을 수 있기 때문에 후보별 선거자금은 알려진 것보다 최소 2배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선까지 앞으로 2개월 정도 남아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거자금은 2020년 바이든과 트럼프가 끌어모은 선거자금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경합주에 선거비용의 상당부분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은 각 주별로 할당된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미 대선 사이트인 270투윈닷컴에 따르면 현재 기준으로 해리스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25명이고, 트럼프는 235명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과반인 270명에는 못 미치고 있어 경합지역인 이른바 선벨트와 러스트벨트 지역에서의 승부에 따라서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선거인단 수가 많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19명)와 조지아(16명)는 경합주 중에서도 핵심 승부주로 꼽히고 있다.
러스트벨트 중 미시건과 위스콘신을 해리스가, 선벨트 중 네바다와 애리조나를 트럼프가 이긴다고 가정한다면,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주 두 곳을 모두 이기는 후보는 누구든 선거인단 과반을 넘겨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계산이다.
앞서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두 곳에서 모두 승리해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이 두 곳 모두에서 이겨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해리스와 트럼프 후보 모두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두 곳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월말까지 해리스와 트럼프 캠프가 펜실베이니아에 쏟아부은 광고비는 8750만달러에 달한다. 또 조지아에는 광고비 4290만달러를 투입해 두 지역에만 지금까지 1억3000만달러 이상을 광고전에 투입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1월 대선까지 2개월 정도 남아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많은 광고비가 두 지역에 투입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20대 한국 대선에서 대선후보별 법정선거비용이 최대 51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후보당 2조2000억원이 넘는 미국의 대선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인 쩐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