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대기업 '고용 한파' 불면 '징검다리 취업전략' 고민해야…세 자릿수 채용 계획 ‘전멸’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8.28 11:22 ㅣ 수정 : 2024.08.28 11:22

인크루트, 국내 기업 808곳 대상 ‘2024 하반기 채용 동향’ 조사
채용계획 확정한 대기업 10곳 중 3.5곳…절반이 한 자릿수 채용
정기 공채·수시 채용 줄고 인턴 채용은 늘어…장기 경기 침체 영향
서미영 대표 “인턴 등 경력 쌓은 뒤 대기업 문 두드리는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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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기업 채용 계획이 10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보이면서 많은 취준생들이 해외 취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4 글로벌 탤런트 페어' 행사에서 인크루트가 준비한 '외국계 기업 취업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린 구직자들은 강의실 바닥과 복도에 앉아서라도 취업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얻겠다는 입장이다. [사진=박진영 기자]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이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채용 규모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야말로 '고용 한파'가 예상된다. 하반기 구직자들은 차별화된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HR 기업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의 채용 계획 여부와 채용 규모, 방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8일부터 31일까지 국내 기업 808곳(대기업 103곳, 중견기업 117곳, 중소기업 588곳)을 대상으로 ‘2024 하반기 채용 동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올해 국내 대기업 중에서 채용계획을 확정 지은 곳은 10곳 중 3.5곳(35.0%)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조사보다 무려 43.8%P 하락했다. 올 하반기에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기업들이 불황에 직면해 인력구조조정을 하는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견기업 가운데 채용 계획을 확정 지었다고 답한 곳은 50.4%로 절반의 기업이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4.0%P 감소한 수치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년 대비 10.6%P 감소한 47.4%가 채용 계획을 확정 지었다. 중견기업의 채용상황이 대기업에 비해 훨씬 양호한 편이다. 때문에 취준생들은 올 하반기에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기보다는, 일단 중견기업의 문을 노크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 업무경력을 바탕으로 대기업 취업을 노리는 '징검다리 취업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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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인크루트가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는 대기업은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10년만의 최하위 수치를 보였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 계획도 지난해보다 축소되는 추세다.  [사진=인크루트]

 

대기업의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한 자릿수 53.8%, 두 자릿수 46.2%로 나타났다. 세 자릿수를 뽑겠다고 답한 대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한 곳도 없었다. 한 자릿수를 뽑겠다는 대기업은 23.8%P로 늘었지만 두 자릿수를 뽑겠다는 기업은 23.8%P 줄었다.

 

중견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 57.1%, 두 자릿수 40.5%, 세 자릿수 2.4%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두 자릿수를 채용하겠다는 응답이 17.4%P로 늘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를 뽑겠다는 응답이 92.0%로 가장 많았다.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채용 방식은 정기 공채 22.6%, 수시 채용 61.9%, 인턴(채용 전환형‧직무 체험형) 15.5%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수시 채용의 비중이 5.9%P 줄어들고, 인턴의 비중이 7.3%P 늘었다. 정기 공채는 1.4%P 줄었다. 

 

채용 방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시 채용이 줄었다는 점은 전반적인 채용 시장의 침체를 의미한다. 인턴의 경우, 지난해 한 자릿수로 크게 줄었다가 올해 두 자릿수로 회복했다. 수시 채용이 줄고 인턴이 늘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역량을 채용 전환형‧직무 체험형 인턴 제도를 통해 가늠해 보고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채용 방식은 여전히 정기 공채(61.9%)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보다 2.7%P 감소한 수치다. 그다음으로는 수시 채용(26.2%)의 비중이 높았고 인턴은 11.9%로 나타났다. 채용 방식에서 인턴의 비율은 7.0%P 증가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올해는 대기업의 채용 확정 계획이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비해 크게 줄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대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지난해보다 훨씬 더 보수적으로 계획했음을 알 수 있다”라며 “이에 따라 대기업을 노리는 신입 구직자의 경우,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경력을 먼저 쌓은 뒤 대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긍정적인 면은 인턴 채용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점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취업 시장에 계속되고 있지만, 신입 구직자들은 늘어난 인턴 채용 기회를 활용해 스펙을 쌓아 경쟁해야 한다. 인턴은 최근 채용 시장의 트렌드인 기업의 컬처핏을 확인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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