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70)] AI 때문에 취준생과 기업 간 신경전 팽팽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8.16 01:09 ㅣ 수정 : 2024.08.16 01:09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AI vs 대필 자기소개서를 잡아내는 AI 창과 방패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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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취업활동이 거세지면서 이를 잡아내려는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취업활동에서 인공지능(AI)이 점차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올해 일본 취준생 3명 중 1명이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취업활동에 활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최근에는 몇 가지 키워드만 넣으면 자동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서류심사만으로 옥석을 가리기가 어려워졌다.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내용에 AI가 관여하였는지를 검증하는 서비스도 등장하면서 AI를 활용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올해 5월 취업정보 사이트 마이나비가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37.2%가 취업활동에 생성형AI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작년의 18.4% 대비 이용률이 2배로 뛰어올랐다.

 

개인의 AI 활용을 넘어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했는데 올해 4월에는 취준생들이 가장 애를 먹는 자기소개서 문항 중 하나인 ‘대학시절에 힘을 쏟은 경험’을 대신 작성해주는 취업활동Craft(就活Craft)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AI가 만든 6개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만으로 5분 안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주며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 홈페이지를 입력하면 AI가 해당 사이트를 분석하여 서류와 면접에서의 주요 평가사항을 도출하고 이에 맞춰 지원동기까지 첨삭해준다.

 

이외에도 스티치(steach)라는 무료 AI면접 서비스는 표정과 목소리 크기 등을 분석해주는 자기해석AI 엔진을 탑재하여 실전 면접에 앞서 자신만의 말투와 표정을 연습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반대로 기업들 역시 채용과정에 AI 활용을 늘리고 있다. 마이나비의 채용지원 서비스 프라이오(PRaio)는 입사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의 유사성을 검증할 수 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20% 이상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했다.

 

마이나비 담당자는 ‘기존 합격자들의 자기소개서 외에도 ChatGPT로 작성한 문장을 비교샘플로 입력하는 기업들이 굉장히 늘었다’면서 서류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떠나서 AI를 사용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인사담당자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올해 취준생들의 자기소개서 복사여부 탐지율이 작년 대비 60%이상 늘어난 사실에 대해 마이나비 담당자는 예전에는 서류심사가 좋은 자기소개서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었다면 이제는 부정적인 작업으로 변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도쿄의 스타트업 VARIETAS는 기업의 서류심사부터 1차 면접까지를 모두 AI가 담당하는 AI면접관 서비스를 출시했다. 입사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AI가 분석하여 관련 질문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고 이를 화상면접에서 활용하여 30가지의 평가항목을 각 5점 만점으로 채점하여 기업에게 가장 적합한 인재를 추천한다.

 

이러한 기업지원 서비스들은 취준생 한 명당 평균 20~30군데씩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면서 발생하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30~40%정도 경감시켜준다는 조사결과도 있어 앞으로도 기업들의 AI활용은 앞으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한 취준생과 인사담당자 간의 대결을 지켜보는 경영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일본의 편의점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로손의 타케마스 스다노부(竹増 貞信) 사장은 ‘나 때도 취업활동 노하우를 담은 책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세대가 AI를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생각을 정리하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AI를 활용하거나 다른 자기소개서를 복사한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거대로 지원자 자신의 판단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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