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7.26 00:49 ㅣ 수정 : 2024.07.26 00:49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2분기 실적악화로 촉발된 기술주 투매현상에 엔비디아도 시가총액 3조달러 밑으로 떨어져,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엔비디아 개장초 한때 전장보다 6% 이상 급락했다가 낙폭 회복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2분기 실적악화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년래 최악의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그동안 증시를 이끌었던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폭풍성장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너나 할 것없이 앞다퉈 AI 투자를 늘려온 기술주들 덕분에 엔비디아가 역대급 초호황을 누렸지만, AI에 대한 과잉투자가 고개를 들면서 엔비디아 역시 예전같은 실적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04.22포인트(1.25%) 하락한 3만9853.87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장보다 128.61포인트(2.31%) 급락한 5427.13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폭락한 1만7342.41에 각각 장을 마쳤다.
나스닥과 S&P500지수는 최근들어 보기 힘든 최악의 기록을 찍었다. 나스닥은 2022년 10월 7일 3.80% 급락한 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S&P500지수도 2022년 12월 15일 2.49% 급락한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5일 뉴욕증시 역시 전날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개장초 엔비디아가 전장대비 7% 가까이 빠지며 106달러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고 전일 가격 근처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는 24일 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3% 가까이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만회하고 25일 뉴욕증시에서는 전장보다 3%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의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을 계기로 촉발된 기술주에 대한 우려는 견고했던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기술주에까지 확산되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현재까지 엔비디아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국정부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칩 수출규제를 지금보다 더 강화할 것이란 보도 때문에 엔비디아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엔비디아가 이같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을 준비하는 등 위기를 타개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히 우세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해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엔비디아 역시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7% 가까이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은 2조810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한때 3조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무엇보다 주요 기업들의 AI 투자가 과잉 우려를 일으킬 만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엔비디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동안 실적발표 때마다 깜짝성적을 잇달아 낸 것은 주요 기업들이 AI 투자를 늘리면서 엔비디아가 만드는 고가의 칩을 구매했기 때문인데, 이들 기업들의 투자규모와 속도가 늦춰지면 엔비디아의 수익구조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없다는 우려다.
알파벳의 실적발표에서도 드러났지만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불만이 주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IB들은 알파벳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AI 관련 투자지출 규모를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고, 적정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JP모건은 “당사 자료에서 엔비디아에 집중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향후 엔비디아에 대한 포지션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8월15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항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상승을 견인해왔는데,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