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트럼프 수혜산업 찾기 한창, 전기차 배터리 등은 역풍 예상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예기치 않은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하면서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등 대선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암살시도가 있은 직후 비트코인 등 비안전자산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일어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뛰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여전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둘러싸고 후보사퇴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격랑에 휩싸인 미국 대선의 판세를 짚어보고 그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을 예측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암살미수사건이후 미국 대선의 판세는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은 흡사 대관식을 연상케할 정도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자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연신 트럼프를 연호하며 대선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아직 대선까지는 3개월여가 남아있지만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폭망한 대선후보 TV토론이후 당내 안팎의 후보사퇴론에 휘말려 개점휴업 상태인 것마냥 제대로된 선거운동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현재의 판세가 대선까지 쭉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트럼프가 대세라면, 관심의 초점은 트럼프 당선시 산업 전반에 불어닥칠 변화다. 어떤 산업이 혜택을 볼지, 반대로 불이익을 당할지는 트럼프의 정책방향에서 윤곽을 그려볼 수 있다.
암살미수 사건이후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지수 등 3개 지수가 일제히 오르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 역시 동반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혜업종과 불이익업종이 구분될 전망이다.
가장 큰 수혜는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살미수사건 직후 열린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는 장중 한때 5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가상화폐를 비롯해 교도소 관련산업, 총기관련 산업도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선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당선시 비트코인이 지금보다 배 이상 뛸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보안, 방산, 전통 에너지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증시에서 LIG넥스원 등 방산주들이 암살미수 사건 직후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반대로 바이든이 지지해온 신재생에너지와 자동차 배터리 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기간 중 전기자동차와 배터리산업에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바이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중시정책을 맹공격했다.
바이든이 의회 입법에 의해서 IRA를 시행한 것과 달리, 트럼프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IRA 무력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트럼프는 바이든의 기후정책을 뒤엎고 국제기후협약에서 탈퇴할 전망이어서 친환경 에너지 관련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베스코솔라ETF가 암살미수 사건 직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당선시 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속에 테슬라는 암살미수 사건 직후 거의 밈주식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 CEO가 총격사건 후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고, 트럼프 후원금으로 매달 4500만달러를 전달하겠다고 밝히면서 테슬라가 한국대선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맥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올해는 평년보다 대선 레이스가 조기 점화됨에 따라 금융시장도 빨리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