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기준금리 동결에 조달 부담 지속…조달 다각화 안간힘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7.14 07:25 ㅣ 수정 : 2024.07.14 07:25

한국은행, 기준금리 3.50%로 '역대 최장 기간' 12차례 연속 동결
7개 전업카드사 1분기 이자비용 1조원 넘어…전년 대비 19% 증가
KB국민‧롯데 '공모 방식 신종자본증권' 발행하며 이자비용 감축 나서
"조달비용 커지며 실적 악영향…조달 다각화하며 실적 방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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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카드업계의 조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저금리 시절 발행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총 1조911억원이다. 이는 전년 9204억원에 비해 18.55% 증가한 규모다.

 

각 사별로 보면 우리카드가 전년 동기 805억원에 비해 34.78% 증가한 1085억을 기록하며 가장 큰 금액을 이자비용을 지불했다. 이어 △롯데카드 1702억원(30.62% 증가) △현대카드 1701억원(28.28% 증가) △KB국민카드 1944억원(15.71% 증가) △하나카드 884억원(14.51% 증가) △신한카드 2362억원(12.05% 증가) 순의 증가폭을 보였다.

 

다만 삼성카드는 전년 1분기 1210억원에 비해 1.90% 증가하는데 그친 1233억원의 이자비용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카드업계의 이자비용은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여전채 금리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의 자금을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통상 2~3년을 만기로 채권을 발행하는데, 이를 다시 채권을 발행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저금리 시기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차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가 올라 이자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올해 하반기 카드업계의 채권 만기도래 물량은 15조1650억원이다. 월별로는 △7월 1조8300억원 △8월 3조3100억원 △9월 2조6900억원 △10월 2조3500억원 △11월 2조5200억원 △12월 2조465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저금리 시절 발행한 여전채는 절반 이상이다. 2022년 이전 발행된 여전채는 8조5900억원으로 56.64%다. 이들 채권의 표면이율은 2.01%다. 하지만 이달 10일 기준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3.466%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저금리 시기 발행했던 금리를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저금리 시기 발행한 여전채를 차환하려면 기존 조달금리에 1.5%포인트(p) 가량을 높게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자비용이 증가하면 카드업계의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 카드사의 연체율은 지속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출자산이 부실화하면서 대손충당금 규모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면서 조달부담이 심화되자 카드업계는 사모 방식으로 발행해 오던 신종자본증권을 공모 형태로 발행하며 조달방안을 다각화하고 나섰다.

 

롯데카드는 이달 8일 제2회 공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모집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30년을 만기로 5년 뒤 조기상환권(콜옵션)이 도래하는 조건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모집액 1000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354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롯데카드는 수요예측이 흥행하자 발행규모를 2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KB국민카드도 공모 형태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했다.

 

공모채는 수요예측을 통한 입찰 방식으로 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모방식에 비해 발행사가 금리를 유리하게 받을 수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저금리 시기 발행한 여전채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차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는 있지만 시기가 지연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조달 방안을 다각화하는 것 역시 이자비용을 줄여 실적을 방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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