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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노조, '생산 차질' 목표 총파업...반도체 호황 앞두고 '자살특공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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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7.09 05:00 ㅣ 수정 : 2024.07.09 05:00

전삼노, 파업목표를 '생산차질'로 내세워 충격적
향후 무기한 파업까지 으름장...해외 신뢰도 하락 우려
실제 파업 참가자, 전체 DS 임직원의 10%도 안될 가능성 커
반도체 업황 외면하고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 내건 '노조 이기주의'
삼성전자, 올해 상반기 성과급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려도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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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8일부터 3일간 총파업을 선언해 파업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실적이 개선돼 향후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삼노가 파업 목표를 '생산차질'로 내세워 충격적이다. 

 

전삼노는 향후 무기한 파업까지 으름장을 놔 생산차질은 물론 해외 신뢰도 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전삼노가 반도체 실적 개선에 고춧가루를 뿌려 결국 '자기 밥그릇을 걷어차는' 자살골을 넣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라 올해 2분기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 분위기가 오랜만에 반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액 74조원과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23.31%, 영업이익은 1452.24% 늘어난 것이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툭히 최근 반도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HBM(고(高)대역폭메모리)을 둘러싸고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피튀기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첨단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에 전삼노는 회사 생산성에 타격을 주는 '자살특공대' 처럼 행동하고 있다. 

 

시장 회복기에 전사적인 노력을 펼쳐 경쟁 우위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 삼성전자는 노조 총파업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중대기로에 서 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지난 2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전삼노와 삼성전자 사측은 세번에 걸쳐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원) 지급 △노사 간 상호 협력 노력 등에 합의했다. 

 

그런데 전삼노는 올해 연봉 인상률 3%를 거부한 855명에게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고 성과급 기준을 개선해달라고 추가 요구했다.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아 노조는 또 다시 파업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토대로 1차 총파업을 실시한다. 그리고 이후 5일간 2차 행동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삼노는 8일 총파업을 단행하며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파업 참여 인원은 6540명이며 특히 반도체 설비·제조·개발 직군 관련 인원이 5211명으로 알려졌다.  주요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기흥, 화성 평택 지역의 참가 인원은 4477명으로 파악됐다.

 

노조의 이번 파업의 목적은 ‘생산 차질’이다. 노조 추산대로라면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사업장 참여도가 높아 반도체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삼노가 지난달 7일에도 연가투쟁을 예고해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생산이나 경영활동에 무리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총파업도 결국 실패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노조는 총파업 참여 인원을 6540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노조 추산일 뿐 실제 참여 인원은 3000명 안팎이란 얘기가 나온다.

 

또한 이들이 모두 파업에 끝까지 동참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연가투쟁 당시에도 예상보다 노조원 참여율이 낮아 동력을 잃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설령 6540명이 모두 투쟁을 지속해도 삼성 전체 직원 규모에 대비 파업 참여자는 소수에 불과해 실질적인 생산 차질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임직원 7만4000여명과 비교해 파업 참여 인원은 10%에도 못미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까지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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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노조원들이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전국삼성전자노조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 갈등이 장기화 국면을 맞은 가운데 삼성 안팎에선 노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도체 불황으로 회사 사업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요구를 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총파업은 일부 직원에만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등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주장해 ‘노조 이기주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사측이 DS부문의 올해 상반기 성과급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올린 점도 화제다.

 

사측은 지난 4일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 지급률을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TAI는 삼성전자 성과급 제도의 하나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적을 기반으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상반기 TAI는 월 기본급의 37.5∼75% 수준으로 사업부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 75% △파운드리 사업부 37.5% △시스템LSI 37.5% △반도체연구소 50% 등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4개 사업부 모두 25% 책정된 데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모두 늘어났다.

 

그동안 노조의 성과급 인상 요구에 대해 삼성전자 사측은 반도체 대규모 적자에 따른 성과급 축소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과가 좋아지만 철저한 보상을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DS부문 올해 상반기 TAI가 지난해와 비교해 인상돼 삼성전자 사측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 실적 개선을 가속화 중이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시장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최근 반도체 시장의 화두로 등장한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주요 빅테크 기업의 반도체 수주를 확보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HBM3E 품질 검증을 진행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엔디비아에 HBM3E를 대규모 판매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노사 간 장기간 갈등은 회사 경영활동에 결코 이로울 리 없어 파업 논란은 조속하게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하반기에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글로벌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때 노사가 함께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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