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도장 공정 없는 복합재 성형 기술 개발에 성공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차·기아는 일반적인 도장 공정 없이 매끄러운 차체 표면이 유지되고 높은 수준의 강도를 확보할 수 있는 ‘무도장 복합재 성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제조 공법은 현대차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 모델 ‘ST1 카고’의 루프 스포일러(천장 부분)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무도장 복합재 성형 기술은 플라스틱 복합재를 활용해 별도 도장 작업 없이 차량 외관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제조 공법이다.
이 공법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자동차 도장 공정을 대체하기 위해 투명층과 컬러층이 적층된 컬러 원소재를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극대화한 점이다.
이에 따라 컬러가 입혀진 원소재를 가열해 연화(軟化, 단단한 성질을 무르게 하는 작업)시킨 뒤 금형 위에 올려 루프 스포일러 모양의 외관 성형물을 제작한다.
이후 특정 이상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성형물 안쪽에 열경화성 소재 폴리우레탄과 유리 섬유를 도포한 뒤 금형으로 다시 누르는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을 완성한다.
기존에는 루프 스포일러를 제작하기 위해 차체 도장과 같은 도장 및 샌딩(표면을 매끄럽게 변형시키는 것) 작업이 필요했지만 무도장 복합재 성형기술을 활용하면 이러한 도장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차체 도장 공장은 자동차 제조 공정 가운데 에너지 소비량이 40%를 차지하는 등 가장 높다.
도장 품질 측면에서도 일반 도장 기법 대비 높은 수준의 광택은 물론 균일하면서도 풍부한 색상을 나타낼 수 있다.
컬러 원소재를 사용해 가벼운 손상이 나더라도 상처 부위에 원색 그대로 색상을 유지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게다가 이 기술에 적용된 복합 소재는 기존 공법으로 제작한 루프 스포일러 소재인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과 비교해 무게가 20% 이상 가벼워 전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현대차·기아는 무도장 복합소재 기술이 성형 자유도가 높고 다채로운 컬러 구현이 가능해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부품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도장 복합재 성형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후드 패널(엔진 덮개) 등과 같은 차체 부품 제작에도 적용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무도장 복합재 성형 기법은 고객 기호와 목적에 맞는 맞춤형 모빌리티(이동수단)를 제공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제조 기술 연구의 결과물”이라며 “제조 공법 혁신을 통해 생산 유연성과 높은 상품성을 확보해 에너지 사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