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1분기 첫 관문 한시름…김성환 한국투자證 사장 '돋보였다'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5.28 07:30 ㅣ 수정 : 2024.05.28 08:30

신임 수장 증권사, 한국투자증권 1분기 실적 개선 '톡톡'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도 올해 첫 성적표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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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2024년 신임 CEO(최고경영자)를 맞이하며 새 출발선에 선 증권사들이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이면서 한시름 덜게 됐다. 

 

특히 증권사 새 수장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함께 금융당국의 정상화 방안을 두고 압박이 갈수록 커지면서 진짜 쇼크가 올 수 있다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부동산 PF 지뢰밭길을 잘 뚫고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증권사 CEO들은 2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각 분야 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가 공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계치는 2조2854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는 소폭 늘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의 연결 영업이익 증가율은 36.46%로 가장 크다. 같은 기준 당기순이익도 368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40.7%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이 늘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률이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다. 그도 그럴것이 해당 부문 수익률은 1분기 8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3% 불어났다.

 

올 초 취임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IB 강자 면모도 보여줬다. 한국투자증권 올 1분기 IB 수익은 1644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잠시 멈췄던 PF 신규 딜을 확대하면서 부진했던 IB 부문이 가파른 성장을 했다. 

 

PF·인수합병(M&A) 관련 수익은 5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38억원)보다 4배 가까운 증가세다. 부채발행시장(DCM)과 주식발행시장(ECM)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업계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던 해외투자자산 및 부동산 PF 관련 평가손실·충당금 리스크를 다소 해소한 점이 좋은 성적표를 받는 데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그간 IB뿐 아니라 채권운용과 리테일, 자산관리(WM), 경영기획까지 사실상 증권업 전 영역에서 커리어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는 부동산 PF 리스크 장기화와 고금리 지속 등 증권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지만 위기관리와 수익 다각화, IB 조직 강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전 사업부문의 글로벌화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화 △선진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구축 및 영업지원 강화를 제시한 바 있다. 

 

김 사장은 "한국은 리테일 시장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을 위한 우수한 금융상품 발굴과 공급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그 해답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고, 오늘 행사가 그 해답을 찾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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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뉴스투데이DB]

 

취임 이후 첫 성적표를 받아든 증권사는 더 있다. 수장 교체를 통해 성장 전략과 변화를 모색했던 만큼, 2분기도 좋은 성적을 내고자 올해 제시한 경영 목표에 고삐를 죄면서 전력 질주하겠다는 전망이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했다. 김성현·이홍구 투톱 체제로 올해를 시작한 KB증권의 이번 성적표는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핵심 고객 기반이 확대된 영향이다.

 

KB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12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1.7% 늘었고 금융상품 수수료도 17.7%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3월 IB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던 윤병운 사장 취임 후 첫 실적 발표에서 호실적을 냈다. 리더십 교체 후 NH투자증권은 1분기 27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넘는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도 22.4% 증가한 2255억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IB 부문 수익이 11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9% 줄었지만, 주식시장 활성화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1192억원으로 같은 기간 37.5% 급증한 덕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도 취임 이후 첫 분기 성적표에서 선방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여줬고 IB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377억원과 244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3889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업계 내 경계감은 여전하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PF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결과가 나오는 오는 7월 이후부터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에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양호했으나 배당금·분배금 수취 등의 계절적 용인과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며 "부동산 업황 부진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고, 당국의 PF 정상화 방안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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