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신동빈 호(號), 소재 초격차 기술 이끈다(上)] 95조원대 리사이클 플라스틱 시장에 도전장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5.29 05:00 ㅣ 수정 : 2024.05.29 09:34

총 매출 50% 이상 차지하는 기초소재 사업 실적 개선 기대감 커져
오는 3분기 영업이익 달성하면 10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셈
안정적인 원료 가격과 석유화학제품 스프레드 증가로 적자 감소세
2027년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 본궤도에 올리는 사업 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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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기업 총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기초소재(석유화학) 사업 회복으로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오는 2030년까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인 석유화학 기업에서 체질 변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최근 산업계 화두로 등장한 리사이클(재활용) 플라스틱, 수소, 배터리 소재 등 신(新)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사업재편을 일궈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기존 기초소재 사업과 연관성이 큰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을 먼저 추진하고 배터리 소재 사업은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통해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30년까지 궁극적인 친환경 연료 수소를 활용한 사업에 가속페달을 밟을 계획이다. 석유화학 기업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대혁신을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를 두 차례 나눠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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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왼쪽),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롯데케미칼이 약 95조원대로 커지는 친환경 리사이클(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를 계기로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 등 전통산업과 차세대 환경친화 사업을 아우르는 초격차 기술을 거머쥔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기초 소재(석유화학) 사업 실적이 회복되면서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기초소재 사업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롯데케미칼의 기존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셈이다. 

 

기초소재 부문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일반 합성수지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이다.

 

특히 에틸렌은 플라스틱 합성고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대규모 제조업 국가 중국 경제가 회복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은 연간 450만t에 이르는 에틸렌 생산 역량을 갖춰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LG화학과 함께 양강구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이 오는 3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오는 것은 회사 경쟁력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이에 안주하지 않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 수소 에너지 사업, 배터리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기존 사업인 기초소재 부문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영역이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이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울산 공장 내 생산설비를 추가로 확충한다.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 전망도 밝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 시장 규모는 2022년 476억6000만달러(약 65조원)에서 해마다 4.9% 성장해 2030년에는 698억8000만달러(약 9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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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2021년 1분기에 높은 총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2년 2분기 적자로 돌아섰지만 올해 3분기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사진=뉴스투데이]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기초소재 사업 불황 떨치고 3분기에 흑자 전환 '청신호'

 

지난 수년 간 롯데케미칼의 흑자전환을 가로 막아온 사업은 기초소재 부문이다.

 

기초소재 사업을 펼치려면 석유화학제품 원료가 되는 나프타(납사, Naphtha)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2022년 전세계를 휩쓸어 생산 차질을 빚고 이를 운송하는 물류마저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물류난 등 생산 차질에 따른 고(高)운임이 이어지면서 나프타 등 대다수 기초소재 원료가 높은 가격에 유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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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 동안의 나프타(Naphtha) 가격 [사진=한화투자증권]

 

나프타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과 이에 따른 수요 감축으로 가격이 한 때 t당 200달러(약 27만2000원)까지 곤두박칠쳤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바뀌면서 세계 경제가 되살아나기 시작했지만 나프타는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2022년 1100달러(약 149만5000원)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대다수 석유화학 기업에 원료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나프타 가격이 한 때 크게 떨어져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부문이 2021년 1분기 3530억원이라는 분기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나프타 가격이 다시 올라 영업이익은 꾸준히 줄어 2022년 1분기 영업손실 67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주력사업 부진으로 롯데케미칼은 2022년 2분기 영업손실 214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353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업계는 이달 중순 다수의 리포트를 통해 롯데케미칼이 오는 3분기 흑자로 전환하고 이후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기초소재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715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영업손실 644억원 △3분기 영업손실 373억원 △4분기 영업손실 112억원이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사업부문에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기초소재 부문 적자폭이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 총 영업이익이 개선된다는 뜻이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는 또 롯데케미칼이 기초소재 부문 손실 감소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353억원 △2분기 영업손실 513억원을 기록한 후 △3분기 영업이익 196억원 △4분기 영업이익 4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이 오는 3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면 2022년 2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석유화학, 조선업 등 기간산업은 일반적으로 흑자 기조로 접어들면 최소 1~2년에서 5년 이상 흑자 추세가 이어진다"며  "이를 고려하면 롯데케미칼은 2025년에도 실적 호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매출 21조1111억원, 영업손실 1261억원을 기록하고 2025년 매출 21조8462억원, 영업이익 575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점친다.

 

롯데케미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것은 나프타 가격 안정화와 함께 이를 활용해 생산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스프레드(spread·판매가격에서 원료가격을 뺀 금액)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프레드는 쉽게 설명하면 수익성 지표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나프타 가격은 t당 700달러(약 95만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가중평균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 t당 1617달러(약 220만원)를 기록했으며 2분기 1848달러(약 251만원)가 예상된다. 이후에도 스프레드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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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재고가 감소세에 돌입했다. [사진=대신증권]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재고가 감소세에 돌입해 향후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의 석유화학 제품 수출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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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제품 일종인 에틸렌의 공장 가동률이 중국 및 동북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사진=대신증권]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석유화학 공장이 속속 재가동하고 있으며 이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중국을 중심으로 동북아 지역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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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리사이클 플라스틱 체제를 구축해 2027년 관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사진=롯데케미칼]

 

■ 석유화학 역량 강화 토대로 2027년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 본격화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3월 리사이클 플라스틱, 수소 에너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해 203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사업 전략을 밝혔다.

 

이 가운데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과 일부 연관돼 있는 항목인 반면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사업은 새로운 사업 영역이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당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규제와 관련 정책 확산, 고객·소비자 인식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리사이클 플라스틱을 100만t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또한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을 위한 기술 확보와 관련 설비 확충에 본격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리사이클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으로 가공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이미 사용한 폐(廢) PET(폴리에틸렌)를 세척해 그대로 재활용하거나 이를 화학적으로 추가 처리하고 가공해 재사용하는 것도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은 화학적으로 처리해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1위 생산기업인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1년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C-rPET는 폐 PET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만든다. 이 방식은 기존에 기계적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유색(색상을 지닌)·저품질 폐PET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여러차례 재활용해도 품질이 훼손되지 않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 공장 건설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공장이 완공되면 리사이클 플라스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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