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로 본 1/4분기 대외거래 성적표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최근 한국은행은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했다.
국제수지표는 일정 기간 중 한 나라와 다른 나라 사이에 발생한 모든 경제적 거래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이는 외국과의 경제적 거래 즉 대외거래에 대한 가계부로 볼 수 있다.
대외거래는 상품, 서비스, 소득, 이전 등의 거래로 구성된 경상거래와 직접투자, 증권투자, 차입 또는 대출 등의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자본거래로 나눈다.
일반적으로 대외거래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경상거래이다. 경상거래는 생산, 고용, 국민소득 등 국민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자본거래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재화나 서비스를 외국과 사고파는 거래 즉 경상거래의 결과로 나타난 경상수지는 경제성장 및 정책변화의 효과를 측정하거나 전망하는 데 널리 이용된다.
• 경상수지로 본 1/4분기 대외거래 성적표, 168억4천만달러 흑자 기록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3월 경상수지는 69억3천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월별로 본 경상수지는 2023년 4월에 13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11개월째 흑자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4분기 경상수지도 168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흑자 규모는 2023년 4/4분기(187억4천만달러)보다는 작지만, 지난해 1/4분기(-59억6천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228억달러나 개선된 것이다. 특히 1/4분기 기준으로 볼 때 2021년 1/4분기(189억7천만달러)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흑자 규모다.
< 최근 경상수지 추이 >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항목별로 보면,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인 상품수지는 1/4분기에 189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4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상품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한 1467억2천만달러에 그친 가운데 상품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한 1656억6천만달러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원소득수지도 1/4분기에 58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서 받은 급료, 임금 및 투자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받은 급료, 임금 및 투자소득의 차액을 말한다.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는 1/4분기에 각각 –68억6천만달러, -11억3천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다른 나라와 각종 서비스를 거래한 결과 발생한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말한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 대가 없이 이루어진 원조, 증여성 송금 등과 같이 무상으로 주고받는 금전거래의 차이이다.
•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당초 전망치 상회할 듯..
이번 1/4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한국은행이 올해 2월에 발표한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198억달러)의 85%에 달할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52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불안 등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저해하는 요인이 잠복해 있고, 월별로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 등 일시적 요인 등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폭이 다소 등락을 보이겠지만 분기별로 볼 때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흑자기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최근 수출증가율 추이 >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은 IT품목, 자동차 등의 호조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13.8% 증가한 562억6천만달러,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 수입 증가 등으로 5.4% 증가한 547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5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향후 수입도 어느 정도 늘어나겠지만, 반도체 등 IT품목을 비롯해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등 주력 품목의 견조한 수출 증가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분기별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