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고용보다 물가에 집중한 통화정책을 펼치며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연말 강(强)달러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8일 ‘2024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상황이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강도 긴축으로 고용시장이 급격히 둔화될 수 있는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고용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된다면 경기 침체 사이클이 시작될 위험이 높아지므로 곧바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 후반대에 불과하며 고용시장은 연준의 바램처럼 서서히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의 임금 협상력이 약화되면서 임금 안정과 서비스물가의 점진적 하락이 기대된다”며 “긴축적인 통화정책은 시차를 두고 물가 안정을 유도하지만 개인소비지출(PCE) 내 136개 세부 품목들이 동일한 속도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금리 정책의 민감도가 높은 품목들은 2022년 3월 금리 인상 사이클 시작 이후 물가가 10%대에서 1% 밑으로 빠르게 하락했다”며 “중간값(Median), 절삭평균(Trimmed Mean) 등을 이용해 물가 전반의 흐름을 확인하는 보조 물가지표들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시나리오를 △고용이 좋으면 물가에 집중해 물가 안정 후 서서히 금리를 낮추는 방안 △ 고용의 급격한 악화와 즉각적인 금리 인하 대응의 경로 등 두 가지로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확인할 수 있는 4~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PCE 디플레이터가 유가 영향으로 반등하면서 금리 인하의 타당성이 약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2분기 이후 기저효과는 소멸되므로 연내 금리 인하 기조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준은 9월경부터 물가 하락 경로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 연구원은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6월부터 시작할 전망이며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총 4회(100bp)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100bp 가량 벌어진 미국과 유로존의 기준금리차가 연말경에 150bp에 이르며 연내 미 달러 강세를 유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