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공포④] 원달러 환율 1400원 넘을까, 미 연준 중동갈등이 최대변수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4.24 00:40 ㅣ 수정 : 2024.04.24 00:40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정책과 중동갈등으로 달러 강세 기조 속 원달러 환율 지난주 장중 1400원 터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하반기 이어 네 번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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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인하보다 오히려 고금리를 더 지속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미국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7일 장중 1400원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킹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동에서의 긴장고조로, 고유가현상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고환율, 고금리, 고유가라는 3고 현상에 패닉상태에 빠졌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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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장중 1400원을 터치한후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137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간 갈등이 소강국면을 나타내자 환율 역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환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서만 7% 이상 올랐다. 이는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 당시의 환율상승폭을 웃도는 수준이다.

 

환율은 물가와 성장, 주식시장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변수다. 때문에 외환당국은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1400원이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역대 우리나라 환율이 달러화 대비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세 차례 밖에 없었다.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광폭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졌던 2022년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웃돌았다. 지난 주 장중 1400원을 터치한 것까지 포함하면 총 네 번에 불과하다.

 

지금의 환율상승(원화가치 평가절하)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고금리정책으로 인한 달러 강세에 따른 결과물이다. 달러 강세는 원화 뿐 아니라,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이다.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등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106까지 올라와있다. 작년 11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 수준이다.

 

주목할 것은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최대한 늦출 것이란 예상이다. 당초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에서 첫 금리인하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었지만, 최근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미국 경제지표들을 보면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 시장에서는 금리동결 가능성을 84% 이상 보고 있다.

 

6월에 앞서 4월30일부터 5월1일까지 진행되는 5월 FOMC 정책회의가 예정되어 있지만, 5월 FOMC는 금리와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얻기가 물리적으로 힘들어 실제 금리인하 여부는 6월 FOMC 정책회의까지 기다려야 한다.

 

연준 내부에서는 지금은 금리를 내릴 때가 아니라, 오히려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금리인하와 관련해, 최근 경제제관련 포럼에서 “지금까지 강한 노동 시장과 물가상승률 진행을 볼 때 긴축적인 (금리) 정책이 더 작동하도록 두고 지표와 전망을 더 살펴보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해 6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확실한 찬물을 끼얹었다.

 

이란과 이스라엘간 갈등이 추가로 확대될지 여부도 원달러 환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에 이어 이란까지 가세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위험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증가해, 달러 강세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준과 중동갈등이라는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원화가치 낙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우리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원화가치 낙폭은 연준이 달러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주요 교역국 26개국 가운데 7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개 국가 가운데 한국보다 통화가치가 더 크게 하락한 나라는 칠레(10.0%), 일본(9.8%), 스웨덴(9.0%), 스위스(8.5%), 브라질(8.1%), 아르헨티나(7.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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