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뛰던 미국 경제 꺾이나, 1분기 미국 GDP 쇼크에도 엔비디아 테슬라 강세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지난해까지 세계경제 침체와 상관없이 홀로 질주하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는 상승세가 크게 꺾이면서 일시적인 침체인지, 아니면 미국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졌는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1분기 GDP 증가율이 연 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 기록했던 3.4%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이고, 전문가들의 예상치 2.4% 성장전망에도 크게 못 미쳤다. 또한 2022년 2분기에 기록한 마이너스 0.6% 성장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홀로 독주하던 미국 경제가 1분기에 갑자기 꺾이자,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무부는 개인 소비와 수출이 동시에 둔화한 데다, 연방정부 지출 규모를 줄인 것이 1분기 성장률 하락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개인 소비의 1분기 증가율이 2.5%에 그친 점이 주목된다. 개인 소비는 지난해 4분기 3.3%였는데, 이보다 0.8%P 낮아진 것인데, 미국인들이 많이 소비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휘발유 등 기타 에너지 제품 등의 상품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금리와 물가상승으로 가격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은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다.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난 것도 GDP 증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1분기 수출은 0.9%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 증가율은 7.2%를 기록해 GDP 산정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연방정부 지출은 전반적으로 0.2% 감소했는데, 국방분야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이채롭다.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인 것이 크게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PCE) 등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고려하는 인플레 관련 지수는 여전히 굳건한 가운데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경기침체 속의 물가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증시는 일단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1분기 GDP 성장률에 일제히 급락했다.
개장초 한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 급락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3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5%나 빠졌다. 다만,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지수급락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실망스러운 수준의 1분기 GDP가 증시에는 쇼크를 던졌지만, 매파적 움직임을 보이던 연준의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 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둔화를 반드시 우려할 필요는 없으나, 고금리가 물가를 낮추지 못한 채 경제활동만 위축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고금리 행진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각종 지표들이 쏟아지자 연준은 그동안 금리인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라, 오히려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할 시점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는데, 이번 GDP 증가율로 인해 연준 위원들의 머리가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4월30일부터 5월1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를 여는데, 이번 FOMC에서는 금리와 관련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6월 FOMC에서는 금리인하와 관련한 중대한 결정이 나올 전망인데, 현재로선 금리인하보다는 금리동결을 점치는 예상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편 연준의 금리결정에 또다른 변수로 꼽히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0만7000명으로 직전주보다 5000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