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참전에 M&A 시장 ‘들썩’...연내 빅딜 이뤄질까
우리금융 롯데손보 인수전 참여...하나금융도 주목
금융그룹 실적 양호하지만 높은 은행 의존도 고민
앞으로 실적 경쟁 비은행 경쟁력서 좌우될 가능성
대규모 비용 지출은 부담..시너지 극대화도 과제로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형 금융그룹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은행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그룹들이 공격적인 비(非)은행 금융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금융그룹은 높은 인지도와 거대 자본으로 M&A 경쟁에서 우선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출혈 경쟁에 따른 대규모 비용 지출과 시너지 부재 등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 2월 2023년 경영 실적 콘퍼런스에서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보험사까지 M&A 작업 범위를 넓힌 것이다.
우리금융의 증권·보험사 인수 검토는 예고된 움직임이다. 지난 2013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각각 매각한 뒤 현재까지 증권·보험 계열사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증권·보험사가 없는 건 우리금융 뿐이다.
앞서 KDB생명 인수를 검토했다가 철회한 하나금융그룹의 행보도 주목된다. 아직 가시적 움직임은 없지만 그동안 보험 계열사 경쟁력 제고를 핵심 경영 과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손해보험 부문 사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비은행 강화는 금융그룹들의 공통된 목표다. 5대 금융그룹은 각 시중은행의 견조한 실적으로 매년 조(兆) 단위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선 은행과 비은행 사업의 균형 잡힌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금융그룹 실적 경쟁은 비은행 부문에서 좌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해 KB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11.5%) 증가했는데 KB손해보험(7529억원·35.1%↑)과 KB라이프생명(2562억원·88.7%↑), KB증권(3896억원·107.5%↑) 등 비은행 계열사가 힘을 쓴 게 유효했다. KB금융의 은행과 비은행 비중은 각각 66%, 34% 수준이다.
한 금융그룹의 관계자는 “증권과 보험도 금융의 핵심 분야이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들 이유는 충분하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은행 6, 비은행 4의 비중으로 가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내 주요 금융그룹들의 M&A 성과가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비은행 부문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인수 대상에 대한 확신만 가진다면 공격적으로 M&A 작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그룹들이 쌓아온 높은 인지도 역시 무기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인수 희망자간 경쟁 격화로 매물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 인수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재무적 영향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을 가진 금융그룹들이 섣불리 M&A를 공식화하지 않는 것 역시 기대심리로 몸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시장에서 추산하는 매각가는 약 2~3조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자본력을 평가할 수 있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1.9%로 KB금융(13.6%)·신한금융(13.2%)·하나금융(13.1%)·농협금융(12.9%)에 비해 낮다. 우리금융이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고 전제한 것도 대규모 비용 지출에 대한 경계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중요한 건 비은행 계열사 인수 후 시너지를 극대화할 경영 전략 수립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를 포기할 당시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로 우리저축은행과의 시너지 제고를 꾀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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