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어가던 테슬라 머스크 입이 살렸다" 저가전기차 개발 소식에 시총 70조 껑충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분기 실적발표 직후 ‘저가 전기차’ 개발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발언을 내놓자 실적악화라는 악재는 파묻히고,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12% 이상 껑충 뛰었다. 덕분에 시가총액은 하룻새 600억달러 이상 오르며 모처럼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개장초 전장보다 12% 이상 올라 160달러를 가볍게 넘어섰다. 주가는 장중 16% 이상 오르며 167.9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주가급등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테슬라는 앞서 23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달러(약 29조310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2900만달러)보다 9%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221억50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테슬라의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의 일이다. 또 분기 매출 감소(-9%) 폭은 2012년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억2900만달러로, 작년 동기(25억1300만달러)보다 55%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45달러로, 역시 월가의 평균 예상치(0.51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1분기 총매출이익률은 17.4%로, 작년 동기(19.3%)보다 1.9%P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해 1년 전(11.4%)보다 5.9%P 하락했다.
각종 지표들도 나빠졌다. 수익률의 핵심 지표인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6.4%로, 2022년 1분기 기록한 최고치 30%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1분기 자본 지출은 27억73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4% 늘었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해 25억31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이런 재정 악화의 요인으로 약 27억달러 규모의 재고 증가와 AI 인프라에 대한 10억달러 상당의 자본 지출을 꼽았다.
1분기 실적이 안좋을 것이란 것은 이미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이었는데, 반전은 실적발표 직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일어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모두 발언으로 “이전에 2025년 하반기 생산을 시작한다고 언급했던 새 모델(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가속화했다”며 “우리는 그것(출시)이 올해 말은 아니더라도 2025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깜작 발언을 내놨다.
저가형 전기차를 조기에 내놓겠다는 머스크의 발언으로 테슬라는 시간외 거래에서 폭등하기 시작해 순식간에 주가는 140달러대에서 160달러대로 수직 상승했다.
머스크는 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전기차 300만대 탈환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으로 저가형 전기차의 가격대가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만5000달러대를 점치고 있지만, 2만5000달러에서 3만9000달러 사이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중국 BYD가 1만달러대의 저가형 전기차를 양산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테슬라의 저가형 전기차가 중국산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테슬라의 미래에 강하게 베팅하는 모습이다. 악재 일색이었던 전망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장밋빛 기대감이 시장을 휩쓸고 있는 양상이다.
테슬라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이바브 타네자는 1분기의 재무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2분기에는 재고 증가세가 반전되고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