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고공행진'...하락 기미 안보인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서울 전세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약 갱신을 청구하는 수 또한 급격히 늘고 있다. 계약을 갱신하게 되면 시장에 매물이 감소하는 만큼 가격 상승압박이 지속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R114가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의 전세계약 갱신 건은 1만2604건에 달한다. 이는 같은기간 전세 계약 건수(3만6247건)에 35%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기간 27% 수준이었던 갱신 비율은 1년 만에 8%포인트 증가했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건 본인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인 만큼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청구권 사용으로 시장이 매물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올해는 입주물량 감소로 시장에 나올 매물이 적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스투데이>에 "올해는 입주물량이 적은 만큼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2334가구로 지난해 (3만470가구) 대비 5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전망 또한 좋지 않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5월에 서울에 새롭게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단 한 가구도 없다. 서울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입주물량 '0'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적 배경과 맞물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48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은 지난 21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3만508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4만1822건에 비해 27% 감소한 수치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뉴스투데이>에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와중에 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다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이사비도 아끼고 계속 사는 게 낫지 않겠나"라며 "물량이 늘어날 여지가 딱히 없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계약을 갱신하는 비율이 줄어들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서울의 입주 물량은 조금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지난 2월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에 따르면 서울은 3만1265가구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국적으로는 27만5183가구로 올해 예정된 36만4418가구에 비해 24% 감소하며 경기 회복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금과 같은 고금리, 원자재값 상승,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 내재돼있는 문제들로 미뤄볼 때 올해는 물론 내년 시장 역시 좋아질 거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